한국일보

추서(追暑)

2012-08-0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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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워싱턴 문인회

툇마루에
인색한 바람이 가끔 온다.
합죽선 부쳐대도
베적삼 등골사이로 줄 땀이 흐른다.
빨간 닭 볏 맨드라미에
잠자리도 더위에 지쳐 엎드렸다.

방금, 뒤울안 텃밭에서 따온
깻잎 상추 쑥갓에 보리밥 한 술 얹어
쌈밥을 볼메게 쑤셔 넣고
황토밭 땡고추도 눈물로 씹어 먹는다.
열무김치도 시원하다.

낮에 익은 무더위가 별빛 따라
하얀 박꽃 파고든다.
매운 모닥불 연기는 돌 각담을 돌고
개똥벌레 숲을 뒤지는 앞개울에
아낙네들 등물 얻는 소리.
우물에 재웠던
참외 수박 거덜 내며 더위 쫓던 옛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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