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교육칼럼/ 자폐아 양육기 아티즘 스픽스의 GAPH는 무엇인가? (4)

2012-08-06 (월)
크게 작게
변성희(뉴커머스 고교 교사)

아티즘 스픽스가 세계 최대의 자폐 옹호 및 리서치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에 있던 자폐관련 기관들과의 합병을 통해서다. 2005년 8월 ACRE(Autism Coalition for Research and Education)과의 합병을 시작으로 2006년 1월에는 NAAR(National Alliance for Autism Research)과 2007년 2월에는 Cure Autism Now(CAN)와의 합병을 이뤄냈다.

자폐 관련 생체의학의 리서치와 자폐인식 개선을 도모하던 ACRE나 국제적 차원의 기금 프로그램과 공동 연구 파트너십을 구축해 놓은 NARR과의 합병은 아티즘 스픽스에게 자폐 옹호기관으로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심점을 제공했다. 이러한 구심점은 정치적 압력단체로서도 아티즘 스픽스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2006년 입법화되어 2011년도에 다시 법안 연장이 승인돼 5년간 자폐성 장애의 진단, 조기교육, 그리고 적절한 치료법을 위한10억에 달하는 재정을 승인하게 했던 자폐관련법(Combating Autism Act) 뒤에는 자폐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아티즘 스픽스의 공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티즘 스픽스의 또 다른 성공 이유는 자폐인식 개선을 위한 그들만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에 있다. 아티즘 스픽스에서는 올바른 자폐인식 개선을 위해 2006년도 자폐인식 관련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아티즘 스픽스에서는 자폐에 대한 인식이 그나마 개선되었다고 하는 미국에서조차 일반인들에게는 자폐성 장애인이라 하면 영화 레인맨으로 굳어진 한 가지 이미지로만 비춰지고 있다는 것을 토대로 자폐성 장애는 ‘스펙트럼’으로서 개인에 따라 그 정도가 상당히 다르며 장애가 나타나는 모습 또한 일률적이 아니라는 것을 일반인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이러한 자폐인식개선을 위해 아티즘 스픽스는 인식개선 마케팅 부서를 따로 둘 정도로 자폐인식 개선에 중요성을 크게 두고 있다.

아티즘 스픽스가 자폐인식 개선에 쏟는 노력은 가히 대단하다. 미국공익광고협회(Ad Council)를 통해 이미 5년 연속 자폐인식 개선에 관련된 공익광고를 내고 있다. 한 예로 아티즘 스픽스의 섭외로 유명한 팝가수 토니 브랙스톤이나 프로골프 선수인 어니 엘스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자신들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익광고를 통해 호소력 있게 풀어냈다. 아티즘 스픽스는 또한 신선할 정도로 공격적이면서도 적절한 접근 방법으로 대중매체를 통한 자폐인식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피플 매거진, 아이빌리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 등 인쇄매체에 아티즘 스픽스의 자폐인식 캠페인은 현재 정기적으로 실리고 있으며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와 같은 전파매체에서도 아티즘 스픽스의 영향력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기 드라마인 그레이 아나토미에서는 병원 사무실에 아티즘 스픽스의 로고가 크게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댄싱위드스타에서는 출연자가 아티즘 스픽스의 로고 핀을 달고 연습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또한 드라마 각본 작업에 있어서도 자폐성 장애아가 있는 가족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 페어런트후드 같은 경우에는 각본 제작에 같이 참여해 자폐성 장애아의 인물 묘사를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드라마 제너럴 하스피털 가이딩에서는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묘사가 올바르게 그려질 수 있도록 각본 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아티즘 스픽스의 모습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노력 없이 일궈진 것처럼 보이나 이는 모두가 아티즘 스픽스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철저하게 바탕이 되고 있다.

자폐인식 개선을 위해 대중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그를 위해 마케팅 분야에 그 중요성을 크게 두고 있는 아티즘 스픽스의 접근법은 연구나 프로그램 개발에 치우쳐 인식개선 분야에 있어 전문적인 전략법이 소홀한 대다수의 자폐관련기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선함을 보여준다.

현재 아티즘스픽스의 소셜 미디아 영향력을 보면 페이스북은 현재 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위터에서는 7만5,000명 이상이 아티즘 스픽스의 행보를 따르고 있다. 아티즘 스픽스의 웹사이트 방문 기록을 보면 매월 80만명 이상이 웹사이트를 찾아오고 있으며 이중 60% 이상의 웹사이트 방문은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외국에서 아티즘 스픽스에 관한 큰 관심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따라서 글로벌 자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하는 아티즘 스픽스의 글로벌 GAPH(Global Autism Public Health Initiative) 프로젝트가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갖고 파트너십을 형성하고자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새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아티즘 스픽스가 미국에서 지니고 있는 든든한 정치압력 단체로서의 위상과 신선한 마케팅 접근법은 글로벌 GAPH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도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효과적으로 전달돼 국가마다 독특하면서도 성공적인 자폐 커뮤니티의 성공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의 주목되고 있다. <끝>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