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언니 같은 세계 최고의 피겨 여왕이 될 겁니다”
뉴저지 패섹벨리(Pascack Valley) 고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김산하(영어명 시몬·사진) 양은 장차 미국 최초의 한인 출신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다. 9살이던 지난 2006년 TV로 중계된 토리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결승장면을 보며 처음 피겨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김양은 그날로 부모님을 졸라 집 근처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장을 찾았다.
뉴저지 해켄색 아이스하우스 링크에서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김양은 처음엔 마냥 신기하고 재밌기만 했었다고. 하지만 스핀, 점프 등의 고난도 기술을 배우며 결코 쉬운 운동이 아님을 깨달았다. 2년여의 기초 훈련을 거친 뒤 첫 출전한 해켄색 지역의 초등부 대회에서 김양은 금메달을 획득하며 꿈나무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때부터 피겨스케이팅은 김양에게 단지 재미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하나의 꿈으로 다가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목표를 높여간 김양은 해마다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에서 수백 명이 모이는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 매번 열손가락 안에 뽑힐 만큼 기량이 늘어났다.스케이트 화를 신고 수많은 관중들이 지켜보고 있는 얼음판 위에 설 때마다 설레이고 음악에 몸을 싣고 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그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한 시간이라고.
지난해 미 동부지역 전체에서 단 4명을 고르는 대표 선발전에서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김양은 올해 절치부심하며 재도전을 위해 아이스링크 바닥이 갈라질 만큼 하루에 수백 번 점프 연습을 하고 있다.
김양은 피겨 스케이트를 시작하기 전인 8살 때부터 이송희 단장이 운영하는 청사초롱 무용단에서 한국 전통무용을 배우기도 했다. 부채춤, 장고춤, 외고무, 검무 등을 차례로 섭렵하며 7년 동안 익혀온 한국무용에도 재능을 보여 온 김양은 한국전통예술협회 등이 주최하는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상, 우수상을 도맡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무용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김양에게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를 가르쳐 줬을 뿐만 아니라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한인 태극권 대가로 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피를 이은 덕분에 선천적으로 운동신경을 타고 난 김양에게 전통무용은 피겨스케이팅에 꼭 필요한 음악적,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어준 중요한 매개체였다.
하루를 알차게 쪼게 피겨스케이팅과 한국무용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양은 학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 욕심쟁이다. 운동을 병행하는 와중에도 뉴저지 패색 벨리 고등학교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 교사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과학을 좋아하는 김양은 장차 피겨스케이팅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되면 의사가 되어 가난한 병자들을 고쳐주고 싶다는 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옥사나 바이울을 가장 존경한다는 당찬 15세 소녀 김산하양은 김효원씨와 김명자씨의 2녀 중 장녀이다.<천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