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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 아파트 렌트

2012-07-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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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나는 뉴욕시 경기 임대료 끌어올려

▶ 2분기 렌트 최근 2년래 최고. 스튜ㅂ디오. 1베드룸 상승 주도

맨하탄의 렌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뉴욕의 부동산회사 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만이 12일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맨하탄 임대료의 상승경향을 분석한 결과, 렌트 상승은 스튜디오와 1베드룸이 주도하고 있다.

■수요 고공행진
2분기 맨하탄 렌트는 최근 2년 내 최고 수준이다. 2분기 맨하탄의 평균 렌트는 3,778달러로 1분기 3,650달러보다 3.5%, 작년 3,465달러보다 9% 상승했다. 렌트 상승의 주범은 스튜디오와 1베드룸 렌트로, 전체 렌트의 70.1%를 차지했다. 작년 2분기 2,163달러이던 스튜디오 렌트비는 1년간 무려 18.8%가 상승한 2,569달러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1베드룸은 11.5% 상승한 3,386달러였다.

■지역별 렌트 현황
렌트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맨하탄의 모든 곳에서 올랐다. 작년 동기대비 12.4%상승해 4,044달러의 평균 렌트를 기록한 다운타운지역을 비롯해, 이스트맨하탄은 3.3% 오른 3,627달러, 웨스트맨하탄은 13.5%나 올라 4,079달러를 찍었다. 그러나 할렘과 워싱턴 하이츠, 인우드 등의 업타운은 평균 2,011달러로 조사돼 대조를 보였다. 또한 2분기에만 7,657건의 임대계약이 체결된 가운데, 지역별 임대비율의 경우 다운타운이 전체 임대의 43.6%로 임대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이스트맨하탄이 27.4%, 웨스트맨하탄이 21.2%, 업타운이 7.8%로 그 뒤를 이었다.


■구입보다는 렌트 선호
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스만사에서 이번 조사를 맡은 조나단 밀러씨는 그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 원인은 사상 최저인 모기지 이자율로 임대보다는 매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막상 매입하기에는 크레딧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아 결국 렌트시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또 뉴욕시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렌트 상승을 이끄는 다른 원인으로 꼽혔다. 조나단 밀러씨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새롭게 직장을 찾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작은’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이라며 높은 수요로 인해 스튜디오와 1베드룸 가격의 오름세가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맨하탄의 아파트 가격은 아파트 사이즈가 커질수록 렌트의 상승폭이 작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1베드룸의 경우 작년보다 평균 11.5%가 상승했는데, 2베드룸으로 사이즈가 커지면 상승폭은 5.2%로 뚝 떨어졌다. 3베드룸은 3.8%상승에 그쳤으며, 침실이 4개 혹은 그 이상인 대형 아파트는 오히려 작년보다 0.1% 떨어졌다.

웨스트맨하탄 88스트릿에서 750스퀘어피트 규모의 원베드룸에 살던 부동산 에이전트 조쉬 리키는 최근 렌트가 3,300달러로 오르는 바람에 집을 옮겼다. "웨스트사이드의 분위기를 좋아했지만 렌트는 완전히 통제불능 수준이다"라고 불평을 토로한 그는 "이제 맨하탄은 백만장자와 연예인을 위한 땅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분개했다. 그의 말처럼 웨스트맨하탄의 34스트릿~116스트릿 지역은 평균 렌트가 4,079달러로 1분기에 이어 맨하탄 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중이다.

다만 투기적 요소로 렌트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회복되고 있는 뉴욕지역경제가 렌트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월 뉴욕시는 23년만에 최고치인 3만1,200개의 고용을 창출했다. 또한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5월까지의 신규직업창출은 195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새롭게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1베드룸이나 스튜디오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이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9일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현행 450스퀘어피트 이하 용적의 아파트 건설을 금지하는 조항을 고쳐 275~300스퀘어피트 규모의 소형아파트 건설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맨하탄의 가정 구성비 중 1인 및 2인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7월 현재 전체 가정의 76%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같은 조치도 사실 늦은 감이 있다.

■향후 전망
이 같은 맨하탄의 렌트 상승세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5분기 동안의 렌트 오름세에서도 미래 전망을 엿볼 수 있다. 2011년 2분기 -3.5%였던 렌트 상승률은 2011년 3분기에 0.2%, 4분기에 6.6%로 상승하더니 2012년 1분기에는 7.1%를 기록했다.

이번 2분기의 상승률은 7.9%이다. 또한 아파트가 매물로 나온 뒤 새 주인을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41일이었던 2012년 1분기에 비해 2분기에는 38일로 그 기간이 줄었다. 이는 최근 17년동안 최저기록으로, 그만큼 아파트 임대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첫달 렌트 면제, 보증금 인하 등 랜드로드가 세입자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컨세션(concession)을 제공받은 세입자 비율이 2분기에 3.7%에 그쳤다는 점 역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뜻하는 또 하나의 지표다.


한편 급증하는 렌트를 피해 거주지를 계속해서 옮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재고량도 전년보다 27.9% 증가한 5,660채로 조사됐다. <임종원 인턴기자>

<맨하탄의 주요 렌트 현황>
임대형태 평균 렌트(달러) 전년대비 증가율
스튜디오 2,569 18.8%
1베드룸 3,386 11.5%
2베드룸 4,686 5.2%
3베드룸 6,940 3.8%

<맨하탄 지역별 렌트 현황>
지역별 평균 렌트(달러) 전년대비 증가율
다운타운 4,044 12.4%
이스트 3,627 3.3%
웨스트 4,079 13.5%
업타운 2,011 13.5%
<자료=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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