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재해와 ‘드레초’가 준 교훈

2012-07-0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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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만에 무더위라는 이번 여름, 연일 95도 이상 폭염(暴炎)이 계속 되고 있다.
중서부 5대호 주변서 발생하는 우리에겐 생소한 드레초(derocho) 폭풍우는 토네이도와 비슷한 위력으로 매년 여름에 발생하는 계절적 폭풍우라고 한다.
워싱턴 인근에서 중서부까지 강타한 드레초는 무더위에 정전 상태까지 며칠간 악몽의 여름밤을 보내게 했다. 20여명의 사망자, 차량, 주택 파손을 비롯해 정전된 많은 가정이 친지와 호텔을 찾아 피난을 갔다. 나도 딸네 집에 3일 동안 피난을 다녀왔다.
거주하는 시니어 아파트도 폭염과 정전으로 노인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으며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분도 몇 분 계셨다.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 전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이제는 극도의 문화 발달로 자연재해 피해도 더 크고 인간이 적응한다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
몇십년전만해도 인터냇과 휴대전화가 어디 있었는가!
한국에서 옛날에는 전화 전기도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제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래서 자연이 꼭 좋은것을 주는것은 아니다. 인간이 만든 불의 종류는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성냥, 전기, 원자력이 그것이다. 넷째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이라고 기독교는 말한다.
작년 일본의 스나미는 얼마나 충격적인가!
해마다 한국의 홍수, 올해는 심한 가뭄이 사람을 놀라게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인간이 달나라를 가고 고도의 문화발전에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모래성이다.
그러나 노도가 없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며 위험이 따르지 않은 산은 산이 아니라고 한다.
인생도 이처럼 자연과 닮은 꼴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자연의 태풍, 가뭄, 홍수, 폭설 등은 오래 계속 되지 않듯이 인생의 역경과 시련도 잠시 우리에게 거목( 巨木)을 키우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때로는 긴 안목으로 보면 재해를 당하것이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전화위복으로 침체하였던 경기가 오히려 재해지역에서 활발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실 정신적 피해에 비하면 물질적 손실은 별거 아니라고 넓게 생각할 수 있다.
‘일신우일신’이란 말이 있다. 옛부터 우리는 하루하루를 새롭게 맞이해야 한다고 배웠다 .
어쨋든 인생은 살아있는 자체만으로도 벅찬 감격이 아닌가!
역경 속에서도 신(神)의 자비를 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눈을 뜨게 한 것이 이번 재난이 준 교훈이었다.


채수희
워싱턴 두란노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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