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3명의 성경 인물은 이슬람 선교의 통로”

2012-07-0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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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마지막 선교지로 통하는 무슬림 지역 복음화의 문이 열릴 수 있을까?
‘무슬림 전도연구소’를 세운 백신종(다니엘·사진) 선교사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캄보디아 선교사로 있다 안식년을 맞아 시카고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백 선교사의 연구 프로젝트 주제는 ‘선지지와 예언’. ‘무슬림들도 성경을 읽으면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에수 그리스도를 메시야로 재발견하고 복음을 믿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기초로 꾸란에 등장하는 23명의 성경 인물을 공부하는 프로그램 개발이다.
30과로 구성되는 이 교재는 무슬림과 일대일의 관계 속에 성경 인물에 대해 대화하며 선지자들이 대언한 복음을 증거한다. 꾸란에 나오는 성경 인물은 구약에서 아담, 에녹, 노아, 아브라함, 이스마엘, 이삭, 야곱, 요셉, 모세, 아론, 욥, 사무엘, 다윗, 솔로몬, 엘리야, 엘리사, 요나,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스가랴. 그리고 신약의 세례 요한과 예수가 포함된다.
백 선교사는 “무슬림에게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너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문화나 세계관에 적합하지 않은 전도법을 과도하게 상황화해 무리를 빚어낼 때가 많다는 지적. 그는 또 “상아탑과 현지 선교사들(end user)의 간격이 너무 넓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수십년 전에 발표된 선교학자의 연구를 지금도 사용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극복하려면 중간 역할을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캄보디아의 무슬림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며 얻은 노하우와 경험 덕분에 하게 된 꾸란 내 성경 인물 연구는 작년 8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첫 인물인 아담에 대한 연구를 끝내는데 6개월이 걸렸다. 이런 속도라면 10년이 넘게 걸리는 프로젝트가 되는데 꾸란 해석학의 대가인 고든 니켈 박사 등의 도움으로 2017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EED 선교회’ 산하 무슬림전도연구소는 지난 6월 설립했다. 소위 선교 미답지인 ‘10/40 창’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권 나라들에 대한 복음화 전략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이 지역이 복음에 적대적인 이유는 “기독교의 개인주의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예수와 나와의 인격적인 만남, 회개, 영접이 회심의 중요한 과정이기는 하나 이슬람에서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는 전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한 개인의 영혼 구원을 공동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해하려는 아시아적 세계관을 이해 못한 탓이다.
백 선교사는 “이 때문에 공동체적 가치를 아는 아시아 신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버지로부터 가산을 물려받아 세상으로 간 ‘탕자’ 이야기는 자식을 기다리는 아버지(하나님)의 사랑으로 귀결되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나서는 책임은 형에게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 품안에서 안주하고 있었고 예수로부터 ‘잃어버린 영혼에 관심이 없는’ 율법사들은 힐책을 당해야 했다.
백 선교사는 “23명의 성경 인물은 짜맞추면 예수를 보여주는 퍼즐”이라고도 소개했다. ‘선지자와 예언’이 책으로 나오면 약 700 페이지 분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100 페이지 정도의 성경 공부 교재를 따로 만든다.
이밖에 매년 2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무슬림 전도 연구에 투입하고 2014년부터 북아프리카, 유럽, 중동, 서남아시아, 아메리카 등 네 권역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무슬림 전도법 강의 및 훈련을 실시한다. 지역교회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 개최, 고든 니켈 박사가 추진 중인 ‘이슬람의 기독교 공격에 대항한 기독교 변증’ 프로젝트 지원 등도 주요 사역 가운데 하나다.
백 선교사는 그러나 “교회가 힘을 잃으면 선교도 없다”며 “전략 개발의 주 목적은 교회를 돕는 것”임을 역설했다. 한인교회들이 다시 피선교지로 변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 등 2세들을 훈련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백 선교사는 “4-14세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선교의 창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내가 시도하는 건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 선교 전략 연구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슬림전도연구소는 워싱턴성광교회, 국제기아대책기구 미주한인본부, 폴 히버트 선교연구소, East West Center for Mission(CA)이 후원한다.
2002년 미국 PCA 한인수도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백 선교사는 캄보디아 씨앗교회를 담임했었고 현재는 시카고 휄로쉽교회(김형균 목사) 협동선교사로 있다. 에스더 강 사모와 조수아, 레이첼, 사무엘, 한나 네 자녀가 가족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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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789-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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