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나무처럼 온 세상이 평화로웠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뉴욕시 교육청이 실시하는 제 10회 PS 아트 전시 프로그램에 참가해 뉴욕주 베어 마운틴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세미파이널에 진출한 가브리엘라 라(9)양의 말이다.
오는 가을 뉴저지 리버웨지에 위치한 루즈벨트 초등학교 4학년에 진학하는 라양은 학교의 미술수업을 제외하곤 별도로 미술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지만 검은색 하나로 산의 풍요로움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등 예술적 감각을 뽐내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PS. 아트 전시(Art Exhibition) 프로그램은 뉴욕시 교육청이 시내 공립학교 학생들의 미술교육을 장려하고 미술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조기 발굴하는 목적으로 2003년 첫 선을 보여 10년째 이르고 있다. 라양은 수 만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252명이 선발되는 세미파이널에 진출했지만 74명이 수상하는 최종 본선에는 안타깝게 실패 했다. 라양의 작품은 현재 뉴욕시 교육청 웹사이트(school.nyc.gov)에서 감상할 수 있다.
라양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을 받게 돼 너무너무 행복하다”며 “그림을 더 열심히 그려서 다음에는 더 큰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술 외에도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으로 다재다능한 예술재능 자랑하는 라양은 무엇이든 흥미를 갖고 배우는 것을 좋아해 여러 분야에서 일찌감치 끼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남다른 승부욕과 재능으로 수영과 테니스, 피겨스케이팅 실력도 빠르게 향상하고 있다고. 라양은 학교에 다니면서도 매일 아침 6시30분에 맞춰 테니스장에 가서 1시간씩 연습을 하고 학교에 등교한다고. 방과 후에는 매주 1~2번씩 스케이팅장을 찾아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연습을 멈추지 않을 정도로 끈기를 갖고 있다.
라양의 아버지 라영식씨는 “낮잠이 자고 싶을 텐데 테니스 치러 가자고 하면 바로 일어나 따라나서는 것 보면 무척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브롱스에서 뷰티서플라이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라영식, 이민정 부부 사이의 4녀 중 장녀인 라양은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동생들을 돌보고 어른이 공경하는 마음이 남달라 어린나이에도 의적함이 몸에 배어 있다.최근 어머니가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동생들을 챙기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까지 맡아왔다.
부모님과 동생들을 위한 요리를 해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라양의 꿈은 요리사가 되는 것이다. 라양은 “치즈 오물렛을 가장 자신있게 만들 수 있다”며 “나중에 크면 멋진 요리사가 돼서 맛있는 음식을 매일 가족들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