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야영
2012-07-03 (화) 12:00:00
지금도 그곳에 가면 바다는
한 사나이 손가락질에 밀려 거래된다
고깃배에서 새벽에 내렸다는
어떤 죽음도 만 오천 원의 헐값에
덤으로 붉은 바다까지 얹어 주고 있다
우리들은 검은 비닐봉지 두개에
두 접시의 바다와 죽음을 챙겨 담아
모래부리를 걷어차며 텐트로 돌아왔다
신문지에 펼쳐 놓은 질펀한 바다
그 바다가 물소리 내며 안주로 놓이고
몇 번의 소주잔이 가슴을 쓸어안으면
우리들 돛단배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가고
텐트 안은 어느새 훈훈한 바람이 일어난다
죽음을 가슴에 장사지낸 파도는
상기된 얼굴로 일렁여 치매환자로 변해갈 때
파도는 서슬 시퍼런 회칼로 바뀌어
텐트 안을 조금씩 베어나가고 있다
붉은 바다에 꿈틀대던 허연 살결들이
반라의 육체로 하나씩 바닷물에 잠기며
나 좀 살려 달라고 허우적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