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줄의 행운을 엿듣다

2012-06-2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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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용범/ 매나세스, VA

눈 여겨둔 자리에
어처구니 없는 방해물을 놓는다
외려 삿된 생각 우습게 여기 듯
틈바귀 안에 둥지 튼 어미 새
어느 결에 금줄 친 행운을 엿듣게 한다
어미 맘 분주해진 날갯죽지로
먹이 나르는 젖은 두 부리는
초여름 하늘을 요란히도 울리더니
쥐도 새도 모르게
빈 둥지 화분을 빠져나간
작은 새 가족

행여 서툰 날갯짓 눈에 띄려나
마주한 쪽밭에서 서성인다
수더분한 호박꽃에 “꿀벌은 왔었어”
싱겁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며
밑거름 흙맛을 흠씬 챙겼나
제법 달린 오이넝쿨도 살핀다
작은 새야
기쁨으로 다시
눈에 익은 화분 놔 주려니
보금자리 꾸려
보채는 울음 달래는 아름다운 노래 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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