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바마 불체 청소년 구제조치 배경과 전망

2012-06-17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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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 표심잡기 승부수… 정국 파장 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5일 전격 단행한 불법 체류 이민자 가정 자녀 추방유예 구제조치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있을 뿐 임시 합법체류 신분과 취업 기회까지 부여하는 사실상‘드림법안’에 버금가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격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의 배경과 파급 효과 및 전망을 진단해 본다.

한인 등 소수계 대환영
“사실상 사면”보수 반발
드림법안 논쟁 가열될듯

■배경


연방 의회에서 이민개혁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불체자 구제 방안을 담은 이번 조치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히스패닉을 포함한 이민자 커뮤니티의 표심을 잡으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승부수라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 반복된 이민개혁 다짐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를 이뤄내지 못한 채 그동안 강경 단속위주의 정책을 펼쳐 이민자 커뮤니티의 지지가 하락하고 있었으나 대선을 5개월 남짓 앞두고 전격적으로 드림법안의 효과를 내는 행정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이민자들의 지지를 상당 부분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반응

이번 조치에 대해 한인들을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는 이번 조치로 인해 그동안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수많은 불체신분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조치가 편법적인 불체자 사면과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뒤 지난 2009년 자신이 불체 신분임을 당당히 밝히고 UC버클리로 편입해 학생 위원에 당선됨으로써 ‘드림법안’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던 한인 주 홍(23)씨는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발표는 이민자 커뮤니티에 큰 의미가 담긴 결과”라며 “이제야 걱정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판 드림법안을 상정한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는 헌법과 의회를 무시한 것 임시적인 단기 방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트 롬니 후보 진영도 “불법신분 청소년 문제는 연방 의회가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롬니 후보 측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번 조치를 무효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망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입법 조치 없이도 사실상 서류미비 청소년들을 구제하는 권한을 행사함에 따라 드림법안 둘러싼 논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선의 해인 올해 공화당으로서도 히스패닉 등 이민자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결국 의회가 나서 드림법안을 조속히 추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의회에는 민주당의 드림법안 뿐 아니라 루비오 상원의원과 리베라 하원의원 등이 발의한 공화당판 드림법안들도 상정돼 있어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인 드림법안 추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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