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표현능력 그게 길러지나?

2012-06-1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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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성 로그램 디렉터

학부모들의 관심은 오로지 성적에만 있다. 건강이 중요하고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이를 통해서만이 출셋길이 열릴 수 있다는 믿음 또한 굳세다. 자녀가 유아원(Pre-school)에 들어가면서부터 부모의 머릿속에는 이후의 교육계획까지를 생각해 가며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하늘에서 별이 아니라 달이라도 따다 주리라는 열정과 각오로 뭉쳐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학원’이다. 학과목 중심의 교육은 물론이고 좀 여유가 있는 부모라면 예체능 교육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아이들을 쉬임없이 이 학원 저 도장으로 보내려고 다그치며 밀어붙이기도 한다.
이런 학부모들의 열정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해 주려는 노력이다. 학교와 학원 교육을 통해서 머릿속에서는 온갖 원리와 엄청난 양의 지식을 쉬임없이 쌓아가면서도 정작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등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이 현실이다.
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바르게 표현하는 능력의 계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미국 교육이 자랑하는 장점 중의 하나가 자신의 의견을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부모들조차도 자기 자녀에게 이러한 능력을 계발해 주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마도 그런 시간에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고 외우는 것이 상급학교 진학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능력도 학과 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자기표현이나 듣기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거나 특별한 과외 수업을 받았다고 해서 단시간 내에 길러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의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습득되는 것이다. 따라서 말과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태도와 습관을 기르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는 태도와 능력을 기르는 일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이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길 임과 동시에 자신감, 자긍심을 키우는 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녀가 부모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를 받아주고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아이들의 표현에 대하여 면박을 주거나 표현 내용을 비하하는 등의 행동보다는 ‘맞장구’를 쳐주는 등 정적강화(칭찬)를 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동화를 읽어주고 아이들에게 느낌을 이야기하게 한다든지 아이에게 ‘주제’를 주고 생각하는 바를 요약 하도록 하는 방법도 듣기 능력과 함께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반성하고 자신이 느끼고 생각했던 일들을 글로 정리해 보는 습관은 자기 표현능력을 기르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중요한 표현능력의 계발은 소홀히 하면서 학과 공부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이는 “나무는 보고 숲은 못 보는(Fail to see the woods for the trees)”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계발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고 동기유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부모된 사람이 자녀에게 해 주어야 할 당면 과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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