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공장 주문 실적이 두 달 연속 예측치보다 크게 줄었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주문 자체를 꺼린다는 의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공장 주문이 전달보다 0.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4일 밝혔다.
0.2% 상승을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2.1%나 급감한 데 이은 것으로,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2009년 1~2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올해 들어서만 1~4월 가운데 석 달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나마 미국 경제 회복을 견인하던 자동차, 기계, 컴퓨터 등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수요가 미끄러지면서 공장 주문도 급격히 위축됐다.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와 부품 주문이 0.5%, 기계류는 2.9%, 컴퓨터 및 전기·전자는 0.8% 각각 빠졌다.
자동차, 항공 등 내구재 주문은 변화가 없었다.
민간 항공 부문의 주문이 늘면서 전체 운송 부문의 주문은 증가했다.
운송 분야를 뺀 공장 주문은 3월 0.7% 줄어든 데 이어 4월 1.1% 또 감소했다.
특히 기업의 설비투자 추이를 반영하는 중장비, 컴퓨터 등 비(非) 방산 자본재의 주문은 3월 2.3%에 이어 4월 2.1%나 또 내려앉아 기업 투자 심리가 냉랭함을 보여줬다.
유럽 및 일부 아시아의 경기 침체가 정부의 세금 우대 조치 축소에 따른 기업 지출 감소와 맞물려 공장 주문을 위축시켰으며 고용 감소도 가계 부문이 자동차와 같은 고가 상품의 구매를 꺼리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RBS증권의 거이 버거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투자가 내리막길로 돌아선 것 같다. 수요가 늘지 않는 한 공장 주문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코메리카 로버트 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경기가 식고 있고, 기업들이 미국 고용 시장 불안, 유럽 채무 위기 악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연말까지의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해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투자자문업체인 RDQ이코노믹스의 존 라이딩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제조업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로, 한두 달 안에 탄탄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