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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유급생’ 진급 교장 재량에

2012-06-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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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교육청, 학업성취도.과제물 완수 등 토대 진급 구제안 제안

거듭된 낙제로 수년째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있는 뉴욕시 공립학교 만성 유급생들에게 새로운 구제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뉴욕시 교육청이 최근 새롭게 제안한 구제 방안은 수차례 같은 학년을 반복해서 낙제하느라 해당 학년보다 연령을 크게 초과한 유급생은 교장이 재량권을 발휘해 진급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해당 학생에 대한 중재 서비스 예산으로 일인당 1,500달러씩 학교에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현행 기준으로 뉴욕주 표준시험에 불합격한 학생은 다음 학년 진급이 불가능하지만 새로운 구제 방안이 시행되면 교장이 재량껏 해당 학생의 그간 학업성취도 향상 여부와 과제물 완수, 교내 과목별 시험성적 등을 토대로 담당교사에게 진급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자동진급제 폐지에 반대해 온 교육단체들은 학년 진급 기회가 막혀 기한도 없이 한 학년에 장기간 묶여 있는 일부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제책 마련 필요성을 지적해왔다.

특히 만성 유급생들은 수년간 반복된 낙제로 연령대가 맞지 않은 후배들과 교과과정을 반복하느라 자신감을 잃어 오히려 학업성취 효과를 얻기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다는 주장이다. 만성 유급생에 대한 별도의 학습지원도 충분치 않아 꼼짝없이 특정 학년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뉴욕시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집권 이듬해인 2003년에 시교육청 권한을 장악한 이후 2004년부터 일명 ‘소셜 프로모션(Social Promotion)’이라 불리는 자동 진급제를 단계별로 폐지하기 시작해 첫해 3학년에 이어 2009년에는 전체 학년으로 확대 적용돼 오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시 자동진급제 폐지 정책은 시행 초기의 우려와 달리 학습부진아를 조기 발견해 학습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낙제율을 줄이는 효과를 얻은 것<본보 2009년 10월16일자 A2면>으로 평가된 바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유급된 9,200명 가운데 새로운 구제 방안 적용 기준을 갖춘 만성 유급생은 약 1,200여 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이 올해 여름부터 시행되면 최소 450명이 구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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