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성결혼과 HIV

2012-05-24 (목) 12:00:00
크게 작게
2012년 5월 8일까지는 미국의 역대 민주, 공화 양당 대통령들이 동성결혼(Same-Sex Marriage or Gay Marriage)에 관해선 대부분 반대 입장이었고 찬성 표명을 한 적이 없었다. 비록 부시 전 대통령이 대통령 시절 동성끼리도 동등하게 같이 살 수 있는 권리 소위 ‘시민결합(Civil Union)’이란 말을 사용한 적은 있었으나 동성결혼을 찬성하지는 않았다.
지난 5월 9일 오바마 대통령이 드디어 역대 대통령들이 반대하던 입장을 깨고 자기는 공식적으로 이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오바마는 지금 이 때가 ‘동성결혼지지’ 선언을 할 수 있는 적당한 시기라고 계산한 것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의 확정된 미트 롬니와 정치 및 경제적 이슈로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는 이때 오바마는 ‘동성결혼지지’라는 한 새로운 이슈를 발표했다.
갤럽 여론에 따르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국민이 그 간 꾸준히 늘어 반대의 48%보다 많은 50%가 돼 오바마는 이런 층의 표심을 잡아 보자는 것이다. 오바마의 발표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오바마 선거자금을 위한 천 5백만 불이 발표 하루 만에 할리우드 동성 애호가들의 모임에서 모아졌다.
오바마는 9월 초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가기 전 어느 날을 택해 이 ‘동성결혼지지’를 표명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5월 6일 조 바이든 부통령을 위시하여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잇달아 지지표명을 하자 그 날을 5월 9일로 앞당겼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노스캐롤라이나는 얼마 전 미국에서 30번째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반대하는 주가 되었다.
오바마는 결국 9월 초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이런 주에 가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사실 오바마는 2년 전부터 동성애호가들에 대해 좀 호의적 이었다. 1990년대부터 미 군대 내에선 동성애 게이(Gay)의 신분에 대해선 ‘묻지마 혹은 말하지마(Don’t Ask or Don’t Tell)’란 불문율이 존재해 왔는데 작년 오바마는 이 규정을 아예 없애 버려 게이의 신분도 공개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결혼은 기독교 성서에서 말 하듯이 한 남자와 한 여자와의 이성(異性)적(Hetero-Sexual) 육체(Body)의 결합이다. 이성적 결합으로 자녀도 출생한다. 롬니도 ‘이성적 결합으로 전통적 결혼이 이뤄진다’고 말하면서 오바마의 동성결혼관을 반대하고 있지만 자기가 주지사였던 매사추세츠주를 포함 7개 주가 이미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여 결혼 증명서(Marriage License)까지 내 주고 있기 때문인지, 또한 동성결혼이 미국의 한 시대적 흐름 때문인지 그 문제만은 선거의 이슈로 삼지 않고 있다. 롬니 자신은 물론 공화당도 동성결혼에 대해선 별로 문제시 하지 않고 조용하게 다르고 있을 뿐이다.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공화당 유력인사도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선 동성애 주교를 인준한 미국 성공회 이외의 보수 기독교 교회와 단체들은 오바마 동성결혼관에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11월 미 대선에서 동성결혼 찬성의 젊은 유권자들의 오바마 지지표와 그 반대의 보수적인 기독교계 및 일부 공화, 민주당 유권자들 표가 얼마나 나올지 그것이 대선 승리의 표를 계산해 볼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하여간 오바마는 크리츠천으로 자처하지만 그의 동성결혼관은 성서내용에 반(反)하고 있다.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