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2012-05-18 (금) 12:00:00
이 추운 날, 너에게
노래 한 가락 띄어줄 목청이 없구나
이 쓸쓸한 저녁, 너에게
웃음 한 사발 건네줄 여유가 안 나는구나
불빛 고운 거리에 바람은 차게 일고
어깨에 내린 어둠은 무겁기만 한데
마음이 빈 우리, 쉴 곳이 없구나
지친 두 몸, 머물 곳이 없구나
공중전화 박스 앞 길게 줄을 선 사람들
그 수첩들엔 친구이름 몇 개씩 적혀 있을까
빈 주머니엔 마른 제비꽃 한 송이
어느 들판을 지나다 따 넣은 걸까
야윈 손끝에 부서지는 그 나약함이
마치 우리들 지금 모습 같구나
조금 서글프긴 해도 아직은 괜찮지?
네가 살아있고, 아직 내가 늙지 않은 걸
내 웃음 한 잔 너에게 따라 줄께
네 노래 한 사발 나에게 따라 줄래?
우울한 네 얼굴 맑게 웃을 수 있다면
얼었던 나의 노래 사르르 녹아내리겠지
보이니? 멀리서 봄볕이 우릴 보고 웃는 거
친구도 나도 온몸이 점점 더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