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성은 그리스도와의 연합”
2012-05-10 (목) 12:00:00
양광호 월드미션대 교수‘해외석학강좌’초청 강의
“기독교 본질 관련해 중요, 한국적 영성 알려야”
“개혁주의 영성이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위해 경건생활에 힘쓰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크리스천들이 추구하는 영성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교회 본연의 모습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교계에서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성’이란 단어가 점점 주목 받고 있다.
때마침 한국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이 지난 달 20일 이 주제를 가지고 해외석학초청강좌를 개최했다. 올해 6회를 맞은 강좌의 강사는 페어팩스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양광호 목사(사진). 월드미션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 양 목사는 이번 행사에서 개혁주의 영성의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가톨릭 등 다른 이름으로 알려진 영성과 자세히 비교하면서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개념을 명확히 정리해 큰 관심을 끌었다.
양 목사는 영성 신학을 ‘실제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에 관계되는 체험 신학’ 이라고 정의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광범위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돼 온 것은 사실이나 개혁주의 영성은 하나님과의 교제,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분명한 사상이다.
이렇게 틀을 잡고 나면 여타 다른 영성들과의 차이는 분명해지는데 양 목사는 “가톨릭 영성은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위해 죽었으나 구원의 능력이 효과가 있으려면 고난과 선행이 첨가돼야 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에 개혁주의 영성과 보조를 맞출 수 없는 이단의 영성”이라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가톨릭 영성과 수도원적인 수행을 경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양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선행은 이미 구원됐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선행과 고행의 지나친 강조는 기독교 구원의 의미를 곡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비주의, 금욕주의, 완전을 추구하는 계율주의적 영성 운동 등도 경계의 대상이다. 이들은 기도원이나 수도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성령의 역사하심을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성령의 역동적인 역사를 막기 때문에 그렇다.
양 목사는 “금욕주의는 악하다고 보는 육체를 영과 철저히 분리하려는 이원론적인 사고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역에 필요한 경우 고행을 할 수 있지만 일반화된 기독교적 영성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자기 기만으로 변질되는 위험을 초래한다. 진정한 기독교 영성은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는 능력을 주시는 예수를 기쁨으로 따라가는 것이다.
종교다원주의,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무너뜨리는 성 정체성의 혼란, 인간 이성을 절대화 하는 뉴에이지 운동 등과같은 말세적 현상들에 대해서도 양 목사는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WCC(세계교회협의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사회복음화 일변도의 정책을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로마 가톨릭과 긴밀한 관계성을 갖게 됐으며 그 결과로 종교다원주의가 출현하게 됐다고 양 목사는 분석했다. 양 목사는 “종교다원주의는 개혁주의 기독교에서 수용할 수 없는 이단의 영성”이라고 못박은 뒤 “마침 한국서 열리는 WCC 제 10차 총회에서 그 정책을 바꾸도록 교계가 촉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적 기독교 영성의 실천에 대해서 양 목사는 새벽기도의 영성, 내세지향적 영성, 선교지향적 영성을 꼽았다. 양 목사는 “기복적이고 현실도피적이라는 비판과 달리 이것들은 한국의 독창적인 영성들이며 긍정적인 결과도 많다”며 “세계 기독교가 본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80년대부터 가톨릭 등의 영향으로 확산된 영성이란 단어는 일부 보수 신학자, 목회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경건’이란 단어로 대체하자는 시도도 했으나 최근에는 기독교적인 의미로 잘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대세다.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