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의 처방전

2012-05-0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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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어머니 날이 있는 달이다.
생명을 부여 받았고, 엄마와 첫 대면을 시작하며 세상에 나왔다.
아무리 거구의 씩씩한 남자들도 어려서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따라다녔고 엄마로부터 보살핌을 받았다. 어찌 어머니의 힘이 강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것은 자식에게 다 주어도 아프지 않은 어머니. 낮과 밤 가리지 않고 걱정하며 눈물짓는 것은 여자들만이 하는 어머니의 거룩한 희생이다.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만이 처방전을 내릴 수 있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을 복용하며 몸이 낫기를 희망한다.
의사의 처방전은 잘 따른다. 왜냐하면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처방약을 먹고 몸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자란 자녀는 혼자서 성장했다고 착각할 때가 종종 있다. 어머니의 존재를 무시하고 혼자 자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나의 어머니는 개성 분으로, 돌이켜 생각해보니 처방전을 나에게 참 다양하게 주셨다. 집안은 항상 정결해야 하며 빨래도 조금 모아지기 전에 빨리 하라고 재촉하시곤 했다. 지금에야 생각해보니 의사의 처방전처럼 어머니만이 유일하게 자식에게 내릴 수 있는 처방전인 것이다.
이 불효를 지금에야 깨닫는다. 어머니의 처방전을 항상 받다 보니 어느 날 더 이상 더 버티지 못하고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고야 말았다.
“어머니 한국에 큰 오빠 댁에 가세요. 너무 피곤해서 살기가 힘들어요.”
이 한 마디에 어머니의 가슴이 얼마나 무너져 내리셨을까!
나도 아들을 기르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한 말 그대로다. 나도 아들에게 처방전을 내린다.
“일찍 들어와라”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지 마라” “공부 열심히 하라” 등등 얼마나 처방전이 많은가! 나와 똑 같은 대답이다.
아들 하는 말 “어머니도 자기를 피곤하게 하지 말란다.” 그러면 나는 또 아차 한다.
내가 처방전 받기 싫어했는데 아들도 똑같지(!) 하며 슬그머니 처방전은 다시는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흔히 어른들이 하는 말씀 “너와 똑 같은 자식 나서 길러봐라. 그때 마음을 알 것이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지금 후회해도 소용없다. 어머니 달이 있는 5월만 되면 눈시울이 붉어지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버이 살아생전에 효도를 다 하여라”라는 말은 진리의 말이다.
떠나시고 나면 소용없고, 후회한들 소용없다.
지금에야 어머니의 처방전이 그리워진다.
지금도 들리는 어머니의 음성 내 귓가에 맴돈다.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 이 불효녀 오늘도 어머니가 생각나 눈물이 납니다. 부디 그곳에서 걱정일랑 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계세요. 어머니의 처방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민정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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