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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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 매일 이자는 어떻게 변하고 내가 원하는 상품은?

2012-05-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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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 M&T Bank Sr. Loan Officer

융자를 진행하다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자이다.
간혹 성미 급한 고객 중에는 전화를 해 통성명도 하기 전에 ‘오늘 이자가 얼마나 되요’ 다짜고짜 묻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융자에 있어서 이자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서일 것이다. 이번시간은 모기지 이자가 형성되는 기준과 융자 프로그램에 따른 이자율과의 관계를 나누어보자.

모기지 이자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주식장이 어떻게 되는가 관심을 가져야 되는데 한 예로 수년전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용위기가 극도로 고조되어 주가가 급락한 때가 있었다. 이로 인하여 10년 짜리 만기 국채가 4%대에서 3%대로 급락하였고 이것을 시작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가 6% 아래로 무너져서 지금까지 계속 추락, 운 좋게 락인을 한 고객은 4% 아래까지 이자를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모기지 이자는 시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고 있는데 시장 증시가 호조가 되면 단기 자금이 국채보다 수익성이 좋은 주식 쪽으로 많이 쏠리게 된다. 이때 국채 쪽에서 부족한 자금을 맞추기 위해서 수익성을 높여 팔게 된다. 투자자에게 수익성을 높여 팔았다는 말은 채권이 싸게 팔렸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평소보다 비싸게 돈이 국채쪽으로 들어 온 것이 된다. 평소보다 비싸게 돈이 들어 왔으니 이 돈으로 모기지 융자를 해주면 비싸게 이자를 받아야 되는 것이다. 국채의 수익률이 올라가면 모기지 이자가 올라간다는 의미다. 반대로 증시가 내려 단기 투자 자금이 수익성이 낮은 주식쪽보다 안전한 채권쪽으로 많이 쏠리게 되면 국채 수익률이 내려간다. 쉽게 말해 필요 이상으로 국채쪽으로 자금이 들어오니 국채 수익률을 낮춰서 팔아도 장사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채를 비싸게 팔아 돈이 싸게 들어 왔으니 이 돈으로 모기지 융자를 해 줄때 이자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국채가 단순히 증시의 동향만
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는다. 국채 발행량과 국제증시와 정세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된다.

이처럼 장황하게 증시와 국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모기지 이자의 형성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이자율 구성은 앞서 말한 기본이 단기기준이자(Short Term Risk Free Rate)인데 주로 미 정부가 발행하는 1년짜리 채권금리(1yr Treasury Bond)가 그 예가 된다. 여기에 시장위험도가산(Market Risk Premium)과 물가상승에 대한 인플레이션요소가산(Inflation Premium), 그리고 돈을 빌리는 기간에 대하여 붙는 가산(Term Premium)등이 추가돼 모기지 이자가 결정이 된다.

이런 것을 종합해서 고객들이 쉽게 모기지 이자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이 10년짜리 채권 금리의 등락으로 모기지 이자를 대략적으로 알 수가 있다.국채 수익률과 이자를 통계적으로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알 수 있는데 과거 70년부터 최근까지 30년 모기지 이자율의 평균은 9.5% 정도였다. 그 중에 최고 높았을 때가 1981년 10월로 무려 18.5%에 육박했다 당시 채권 금리 또한 15.15%로 가장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이자율이 가장 낮았을 때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1.82%까지 내려갔다. 물론 이때 이자가 3.75% 정도였다. 지금도 30년 고정이 4%정도에 나오는 것이 국채 수익률이 2% 이하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기본적 지식은 모기지 이자는 상환연수가 낮을수록 이자가 낮다는 것이다. 앞서 모기지 이자가 형성되는 부분에서 상환 기간에 따른 위험이 Term Premium이라는 것인데, 이자가 고정되는 기간을 길게 할수록 은행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이 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은행에서 30년 고정으로 30만 달러를 4%에 융자를 해 주었는데 5년 뒤에 모기지 이자가 상승하여 6~7%에 형성이 된다고 하면 은행입장에서 아직 만기되지 않고 남아 있는 4% 모기지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수년전 모기지를 30년 상환에 6%를 얻은 고객이 현재 4%로 이자가 내려가자 모두가 재융자를 해서 낮은 이자로 갈아탔다. 즉 은행은 장기 상환으로 융자를 해주면 낮은 이자로 해준 고객에게는 올려 받지 못하고 높은 이자로 융자해준 고객은 재융자를 해버리니 재미를 못 보게 된다. 그만큼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이자가 높아진다.

그렇다면 단기고정 모기지를 얻으면 가장 낮은 이자로 융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환기간이 짧아지면 그만큼 월 페이먼트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최근 한 고객이 10년 고정모기지 융자를 원해서 진행을 했는데, 모기지 이자가 2.875%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월 페이먼트 4,000달러가 넘었다. 30년 고정의 거의 두배 가까운 페이먼트를 요구하게 된다.월 페이먼트를 낮추고 이자도 30년 고정보다 낮게 받기 위해서 혼성 모기지 상품들이 발생되었
는데 3/1ARM, 5/1ARM, 7/1ARM 그리고 10/1ARM 이 그것이다. 이런 종류의 고정 변동 혼성 모기지(Hybrid Loan)는 모두 상환을 30년을 기준으로 하고 초기 고정이자가 달라지는데 3/1ARM은 초기고정이 3년이 되고 10/1ARM은 초기 이자 고정 기간이 10년인 것이다. 물론 10/1ARM보다 3/1ARM이 이자가 훨씬 낮다. 3/1ARM 모기지는 30년 상환에 2%대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월 페이먼트가 낮고 아주 좋아 보인다. 하지만 고정 기간이 3년 밖에 되지 않
아 여차하면 재융자를 해야 되는 위험성이 있다. 고객에게 위험성이 많이 노출된 만큼 이자가 낮은 것인 셈이다.

아무튼 작년부터 지금까지 모기지 이자가 사상 유례없이 낮게 적용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해에 두번 재융자를 한 고객도 발생했다. 많은 고객이 낮은 이자로 충분히 월 페이먼트를 줄일 수 있어서 좋으나 문제는 월 페이먼트를 줄여도 가계에 별 도움이 되고 있지 않는 것이 문제다. 무슨 말인고 하니 30년 전 모기지 이자가 10%가 넘을 때 미국서 생활 하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면 맨하탄에 아무거나 가져다가 놓기만 하면 장사가 되었다고 한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하도 캐시를 많이 들고 와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모기지 이자가 10% 이상이 되더라도 들어오는 수입이 충분하니 감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때와 정 반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무리 낮은 이자로 깔아 주더라도 계속해서 모기지 연채와 차압이란 글귀가 끊이질 않는다. 그만큼 생활이 힘들어졌다는 이야기이다. 필자가 4%로 모기지 융자를 해 드리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지금 융자되어진 모기지는 30년 동안 시장에서 굴러 다닐 것인데 수익성이 30년 동안 4% 밖에 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필요한 수익을 못 낸다는 것이고 투자자 주머니가 얕아지니 또 그만큼 지출이 줄어들고 이것이 경기완화의 족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지만 나 혼자 잘 살아서는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수익을 낸 만큼 상대방도 수익을 내어야 서로가 잘 사는 세상이 된다. 이것이 요즘 필자가 가장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다. 하루속히 적절한 이자가 형성이 되어 모두가 수익을 내는 때가 오기를 바랄 뿐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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