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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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헤릭스고교 11학년 최주영 군

2012-04-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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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용기 불어넣는 희망의 씨앗 돼야죠”

롱아일랜드 뉴하이드팍 헤릭스고교에 재학 중인 샘 최(16·한국명 주영)군은 일반인들에게 조금 낯선 장래 희망을 갖고 있다. 바로 재활치료(rehabilitation)의 최고 권위자가 되는 것.

어려서부터 선천적인 병을 갖고 태어나거나 불의의 사고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장애우들과 한 가족이 돼 생활해오면서 자연스럽게 갖게 된 포부다.최 군의 부모님은 바로 뉴욕밀알복지홈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김자송 뉴욕밀알선교단장과 최병인씨로 최 군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껏 장애우들과 한 집에서 친형제처럼 지내오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우 형, 누나들을 정성껏 돌보는 부모님을 보면서 항상 ‘난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재활치료사가 돼 부모님처럼 그 분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습니다.”

최 군의 이 같은 꿈은 지난해 대지진 참사가 발생했던 아이티 봉사대에 참가한 후 더욱 굳어졌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지역을 돌며 구호품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벌이던 중 지진 참사로 인해 팔, 다리를 잃은 어린 장애우들을 만났던 것이다. 지금도 아이티 방문 당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문득 문득 떠오른다는 최 군은 “평생을 장애우로 또 부모도 없이 고아로 살아가야만 하는 아이들의 딱한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최 군은 올 여름 방학에도 4박5일 일정으로 또 한차례 아이티 장애우센터와 고아원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펼치고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방문기간에는 아이들의 주소나 이메일을 받아올 생각입니다. 미국에 돌아와서도 늘 연락을 취하면서 아이들에게 희망가 용기를 북돋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어머니 김자송씨는 “그동안 한마디 불평도 없이 장애우 형, 누나들과 한 집에서 잘 지내온 것도 고마운데 장애우를 위한 인생 목표까지 세웠다니 대견스러울 뿐”이라며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받침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최 군의 학업 성적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4점 만점에서 3.7점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뛰어난 편이다. 특히 수학 과목 경우 우등반 클래스에 편성될 정도로 수재로 꼽힌다.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홀로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즐겨 읽고 있다. 최 군에겐 학업 능력 외에도 남다른 재주가 많다.

현재 퀸즈한인교회의 농구 대표 팀에서 간판 선수로 활약할 만큼 농구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가드를 맡아보며 퀸즈한인교회 농구팀이 각종 대회 상위권에 진출하는 데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학교에서는 코리안클럽에 가입해 한국음식과 전통문화 등 다양한 코리안컬쳐를 교내 타인종 친구와 선생님들에게 전파하고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재활치료 전문의라는 꿈을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는 최 군은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처럼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히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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