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사 벽에 새겨진 시∙∙∙다시 기억되는 역사”
“천사도 천사도 천사도라 해서 천국인 줄 알았더니 쇠문 덜컥 잠그니 지옥인 듯싶다. 제 나라 제 집 두고 이 어인 슬픔인고…”—엔젤 아일랜드(천사도) 시 중 일부.
지치고 병든 몸으로 샌프란시스코 엔젤 아일랜드의 비좁고 허름한 목조막사에 수용돼 장기간 억류생활을 했던 이민자들의 시가 13일 SF코리안 센터(원장 장용희)에서 울려 퍼졌다.
1910년부터 1940년까지 엔젤 아일랜드에 수용된 이민자들은 약 90여개국에서 온 100만여명이며 그중 이곳을 거쳐간 중국인들만 17만 5,000명이었다. 이들은 적게는 2~3주에서 많게는 2년까지 이곳에 수용돼 신분을 취조당했다. 당시 이민자들에게 가해진 차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역만리 긴 항해 끝에 내린 땅에서 그들은 진짜 가족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려는 검사관의 취조에 시달려야 했다.
1940년 폐쇄된 이민 막사는 허물어질 운명이었으나 1970년 막사 벽에 새겨진, 기약없는 감금생활을 견뎌내야 했던 이들의 쓰라린 심정을 표현한 시들이 발견되면서 문화재로 보존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시는 2003년부터 아시안 이민자들의 시 연구를 시작한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SFSU) 중국문학과 찰스 이간 교수의 연구로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게 되었다.
이날 이간 교수는 최근 발굴한 시 50-60편 중 신한민보에 발표됐던 최경식의 ‘이민국일야’와 가명으로 짐작되는 ‘구름’의 ‘천사도’, 리정규의 ‘이별’ 등 한인 시 3편을 비롯해 일본 시 4편을 낭송했다. 한인 시 3편은 버클리 문학인협회 강학희 시인이 이간 교수가 함께 그들의 아픔을 전달했다.
<신영주 기자>
13일 SF코리안센터에서 열린 초기 아시안 이민자들의 시 낭송회에서 SFSU 중국문학과 찰스 이간 교수(오른쪽)와 버클리 문학인협회 강학희 시인이 당시 한인유학생이었던 최경식씨의 작품 ‘이민국일야’를 함께 낭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