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켓과 밀가루

2012-04-1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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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경모/ 실버 스프링, MD

필자는 여러 해 동안의 고민과 망설임 끝에 몇 년 전부터 북한에 밀가루를 보내는데 동참해왔다.
내가 여러 해 동안 고민한 이유는 혹시 내가 보낸 돈이 군사적 목적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쪽에서 보낸 돈이 중국에서 밀가루와 바뀌어져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되고 고아들에게 빵으로 만들어져 배달되는 사진을 보고 나도 동참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낸 돈은 본래 내가 보내고자 하였던 돈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마음 한구석에는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어떤 방법으로든 군사적 목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꾸준한 생각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미와 아프리카에 더 많은 돈을 보냈는데 남미 쪽에서는 받은 돈을 배고픈 아이들을 위하여 쓰지 않고 교회 건축에 썼으므로 송금을 중단하고 아프리카에게만 보내기로 하였다.
며칠 전 뉴스에서 북한이 7,8여억불을 들여 장거리 미사일을 쏠 것이란 보도를 보고 나는 또다시 전에 했던 고민과 망설임에 빠지게 된 것이다. 북한에서 해마다 부족한 쌀의 양은 약 40만 톤에서 80만 톤이라 한다. 쌀의 국제 평균 시세가 1톤에 600불이라 하니 7,8억 불어치면 몇 년을 견딜 수 있는 양이 되는 것이다.
또한 극히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몸무게를 조절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겠다 말하는 북한 젊은이를 TV에서 보고는 분노가 일기도 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북쪽의 정치가들의 잘못 때문에 고아원(그 쪽에서는 xx학교라 부름)에 있는 배고픈 아이들을 돕지 말아야 할 것인가. 참으로 고민이다. 나의 양심은 보내라고 하고 이성은 보내지 말라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사진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참고로 한 마디 더 하고자 하면, 북한에 도움을 보낼 때에는 수혜자를 지정하되 중앙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수혜자 이외에는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방에 전달된 물자가 중앙으로 가게 돼 있다. 몇 년 전에 필자와 관계있는 한 단체에서 모 지방에 전달한 물건들이 200km 떨어진 중앙으로 보내진 일이 있었다. 그 뒤에 개인적으로 진료소에 선물한 작은 의료기구도 중앙으로 보내진 일이 있었다.
필자는 이 문제를 놓고 많이 기도해 보았지만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다. 예수님이라면, 부처님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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