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기 똥 풀

2012-04-0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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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호 시인, MD

에이 여보슈!
똥이라니요

내 몸에 흐르는 신성한 피
노란 색이 어때서 똥이라니요
구린내라도 난단 말이요
당신 입 가벼운 건 진즉 알았지만
아무 때고 남 깔보는 버릇
지나치다 생각되지 않나요?

당신이 푸른 하늘 이고 살듯이
내 노란 피로 이 땅에 뿌리 내린
내 속에도 뜨거움 담겨있는 걸 아셔야지요!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 못 되는
그저 시답잖은 풀이었던가요?
당신의 그 잘난 입맛 돋우는
상추 씀바귀 더덕 고들빼기
그 유액들은 또 뭐라 부를 건가요?
고약하게 부르지 않겠지만 차별하나요?
당신 몸속 붉은 액체만
진정 피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요?

내 나름대로 당신의 착한 자연이 되어
헐벗고 허물어진 땅 다독거려 기우며
아름다운 빛깔로 꽃을 피우고 있는데
그게 다 당신들의 세상을 위하여
내가 줄 수 있는 자연속의 선물인
큰 사랑이 아니었나요?
에이, 그래도 그렇지 똥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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