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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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프랜시스루이스 고교 12학년 신해리 양

2012-04-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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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력앞에 불가능은 없어요

퀸즈 프랜시스루이스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신해리(19)양의 장래 희망은 제자들에게 꿈을 나눠줄 수 있는 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다.

수줍은 미소를 짓는 모습은 영락없이 얌전한 모범생이지만 한마디씩 또박 또박 힘주어 말할 때는 미래의 대학교수를 보는 듯 당찬 모습이 역력하다. 서울 발산초등학교에서 학생회장까지 맡았던 신 양은 지난 2007년 서울 신월중학교를 다니던 중 부모님을 따라 텍사스로 이민 왔다. 활달한 성격에 항상 친구들을 리드하며 앞장서는 것에 익숙했지만 막상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처다 보는 하얀 얼굴의 급우들에게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미국에서 처음 다녔던 보수적인 분위기의 텍사스 시골학교는 막 한국에서 날아온 14살 소녀에게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신양의 서툰 영어를 전혀 배려해주지 않았던 선생님들은 오히려 이를 악물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먼저 영어부담이 적은 수학공부에 매달리자 학교에서 수학영재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자 말문도 트이고 친구들도 하나둘씩 생겼다. “처음에는 옆자리에도 앉지 않던 백인 친구들이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있었어요.”


텍사스에서 보냈던 1년은 힘들기도 했지만 자신과 싸우는 방법을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신양은 가족들과 함께 뉴욕으로 건너와 프랜시스루이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반가운 한국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자신의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생활을 갓 시작한 한인학생들을 돕고 싶어 교내 코리안 클럽회장을 9, 10학년 동안 맡으며 친구들과 함께 전교생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일에 앞장섰다.

중학교 시설 탄탄히 기초를 쌓아놓았던 수학실력은 교내 수학팀 캡틴자리를 안겨주었고 각 학교 영재들만 모인다는 뉴욕시 수학팀에 발탁돼 주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주말이면 플러싱 병원에서 봉사활동도 벌이는 등 바쁜 고교생활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신양은 9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모든 성적을 종합해 전체 980명의 재학생중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공부 잘하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신 양은 “단지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과학영재로 뽑히며 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던 만큼 대학에 진학해서는 자연과학계열 과목을 전공하겠다는 게 신양의 계획이다. 한국의 KBS방송국 직원이었던 신호균, 강혜순 부부의 1남2녀중 장녀인 신양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배는 뭐니 해도 ‘노력’”이라며 “앞으로 교수란 목표를 향해 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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