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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세금 보고 시즌에 생각해 보는 교육 개혁

2012-04-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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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김(C2 Education 원장)

세금 보고 시즌이다. 회계사들은 밤을 지새우고 연방국세청(IRS)은 분주하게 돌아간다. 세금 보고 기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즐거운 시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세금 정책에는 단순히 정부 수익을 창출하고 부족한 예산을 메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금 정책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한 분야의 사업을 장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세금 정책이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실행된다고 해도 국가적으로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 개혁을 포함해서 말이다.

최근의 교육 개혁은 주로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수많은 연구 결과가 학생들의 인종과 사회, 경제적인 배경에 상관없이 교육의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탁월하고 헌신된 교사를 꼽았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 헌신된 많은 교사가 있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그 숫자가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에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평균 14년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교사들은 보통 1~2년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을 뿐이며 게다가 5년 내에 이직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자질 문제는 현재 교직에 있는 교사들이 사명감이 없다거나 열심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교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과 지속적인 트레이닝 및 해당 분야에 대한 헌신을 이끌어 내는 것이 힘들어 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교사를 징계하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대신에 탁월하고 똑똑한 대학생들이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교사의 절반 이상이 각 대학에서 하위 3분의1의 성적을 기록했던 사람들이다. 거의 절반에 해당되는 교사들이 대학에서 공부를 잘못했다는 사실은 왜 우리의 공립학교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이는 교육 강국 핀란드와 매우 대조적인 현실이다. 핀란드에서는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만이 교사가 될 수 있다. 교사 경쟁률도 매우 심해서 지원자 10명 중 1명만이 교사가 될 수 있다.

이제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그리고 세금 정책이야말로 이러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훌륭한 학생들이 교사라는 직업을 선호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 급여를 올리는 문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각 주 정부에는 그들의 급여를 올릴만한 충분한 펀드가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에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법은 교사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다. 교사들의 소득세 비율을 현저하게 낮추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교사들은 대략 25%의 세금을 내고 있다. 미트 롬니보다 높은 세율 부담이다. 1년에 4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는 교사는 세금을 제하고 나면 집으로 가져가는 돈이 고작 3만 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각 주정부에서 교사의 봉급을 올릴 수 없다면 소득세를 줄이는 방법은 어떻겠는가?

세금 감면과 병행해서 학생 융자의 혜택을 준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교직에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학생 융자 상환 기간을 조정해 준다거나 교사가 되기 원하는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연방 보조를 제공한다면 하위 3분의1이 아닌 상위 3분의1을 교직으로 불러들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금 정책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비단 교사의 자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금
공제에 해당되는 교육관련 지출 부문을 확대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주요 교육관련 세금 혜택으로는 ‘아메리칸 기회 세금 크레딧(American Opportunity Tax Credit)’으로 대략 2,500달러 정도의 혜택을 받는다. 또 학생 융자 이자 부문에 대한 세금 공제가 있는데 이 역시 2,500달러를 상한선으로 정해 놓고 있다. 대학 등록금 및 비용 공제 부문 역시 4,000달러가 상
한선이다.

반면에 주택 관련 혜택은 어떠한가? 교육 관련 세금 공제 부문이 매우 제한적인데 반해 주택 관련 모기지 이자에 대한 공제부문은 100만 달러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대학 교육에 관련된 세금 공제는 그 범위에서 확대 적용될 때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학에서 사용해야 하는 비용 뿐 아니라 대학 진학을 위해 준비하게 되는 비용 즉,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공립학교 학생들을 위한 과외비용이나 낙후된 공립학교 대신에 사립학교를 보
내게 될 때 발생하는 등록금, 매 학기마다 수백 달러씩 사용하는 학용품에 이르기까지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지출한 부분에 대해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보다 많은 가정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세금 정책은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매우 강력한 정부 정책이 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의 워싱턴 정가가 정당 정치의 힘겨루기로 인해 상식적인 수준의 세금 정책조차도 제대로 실행되기가 어렵다는 현실이다. 하루 속히 제대로 된 세금 정책이 워싱턴 정가에 자리 잡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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