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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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홈스쿨 - 새로운 교육의 대안?

2012-03-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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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김(C2Education 원장)

’수퍼 화요일(Super Tuesday)’를 통해 릭 샌토럼이 미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됐다. 최근 몇 주간 각 언론사에서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릭 샌토럼의 관점을 보도한 바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도 포함돼 있다. 선거 캠페인을 통해 그는 자신의 홈스쿨 경력을 교육에 대한 보수적 입장의 표징으로 삼아왔다. 그는 비록 역사상 가장 강권적이었던 연방 교육법인 낙오아동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교육에 대한 정부의 역할 축소를 지지해왔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정부의 역할 축소를 말하면서 동시에 ‘낙오아동방지법’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신이다. 샌토럼이 홈스쿨에 대해 호의적인 의견을 낼 때 그의 의도는 예전과 같은 방식의 홈스쿨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샌토럼이 강조하는 것은 교육의 주도권이 정부가 아닌 부모에게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녀들을 홈스쿨로(전체 기간은 아니더라도) 키운 샌토럼은 홈스쿨의 지지자처럼 보인다. 홈스쿨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매우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그룹들도 있지만 사실 샌토럼 가문은 보수적이고, 고립적이며, 공립교육을 불신하고 매우 종교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보수 홈스쿨 패밀리의 특징과 색채를 띠고 있다.


홈스쿨의 색채와 상관없이 여기서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홈스쿨이 광범위한 교육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홈스쿨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유익한 선택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선택이기 때문이다.홈스쿨을 거론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문제는 홈스쿨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 척도가 없다는 점이다. 홈스쿨을 주관하는 법과 규칙은 주마다 매우 다르게 실행되고 있기 때문에 홈스쿨로 교육받은 아이들 간에 공통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게 될 때 과연 이들이 제대로 교육 받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지는
것이다. 또한 홈스쿨은 지난 3년간 매년 90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 샌토럼 가문처럼 재정적인 여유가 있어서 부모 중 한 사람이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인구 조사 자료를 보면 결혼한 부부 중 58%가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근 조사에서는 30대 이하의 여성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절반 이상이 미혼모의 자녀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홈스쿨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25세 이상 성인 중 대학 학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고작 30%로 나타났다. 학위가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모두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 자녀의 선생님이 대학을 마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라.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릭 샌토럼과 그의 지지자들이 홈스쿨을 교육 개혁의 새로운 대안으로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샌토럼이 지지하는 것은 교육의 주도권이 연방 정부가 아닌 지역 단체에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샌토럼은 교육 개혁에 대해 얘기할 때 전혀 다른 이 두 가지를 같은 맥락에서 얘기하면서 홈스쿨의 장점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에 그가 정말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홈스쿨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립학교는 날이 갈수록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고 사립학교 등록금은 계속해서 오르는 현 상황에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홈스쿨은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무너져 가는 공교육과 치솟는 사교육비로 인해 한국에서는 대안 학교나 홈스쿨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성공적인 홈스쿨로 어린 나이에 대학에 진학해서 일찌감치 전문 분야의 길을 걷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분명 그 이상의 투자와 헌신이 뒷받침 돼야 한다. 홈스쿨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다양한 과외활동과 운동으로 교실에서 배웠어야 할 사회성을 따로 보충시켜 줘야 한다. 유명한 풋볼 선수 팀 티보가 풋볼을 시작한 이유도 바로 이것이라고 한다. 또한 과학, 수학, 기술 등 계속해서 첨단 내용의 추가되는 전문 분야에 대해서 외부 전문가의 도움도 구해야 한다. 실제로 C2 교육센터에도 홈스쿨을 하는 학생들 가운데 이러한 전문 과목을 보충하려고 도움을 받는 학생들도 많다.

홈스쿨을 하는 학생들이 또 하나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표준시험이다. 대부분의 주정부는 홈스쿨 학생들에게도 여전히 표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기 때문에 홈스쿨 학생들도 시험 준비를 충분히 하고 인증 기관을 통해 시험을 치러야 한다. C2 교육센터는 몇몇 주에서 공인 시험기관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런 센터를 통해 시험을 치르는 홈스쿨 학생들이 상당수 달한다. 홈스쿨은 매우 효과적인 교육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제한된 소수를 위한 대안이지 전체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고 하루 속히 미국 교육을 전체의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개혁할 교육에 대해 전문적이고 통찰력 있는 생각을 가진 정치인이 나오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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