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진 1년 후 일본, 리더는 어디에

2012-03-2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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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란 워싱턴 수필문학회

지난해 일본에서 일어났던 지진과 쓰나미는 아직도 많은 일본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작년 3월 11일 사건이 났던 그 시간에 기차는 경적을 울리며 멈춰서고 모두 억울하게 떠나버린 영혼들을 위해 묵념했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하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 당시 쓰나미로 무너져 버린 도시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4개월 된 아기는 어느새 1년 4개월의 예쁜 여자 아이로 자라고 있다. 살던 집이 사라지고 폐허가 된 곳에서 눈물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사면서 빌렸던 돈은 집이 사라졌어도 돈 내라는 고지서는 계속 임시 사무실에 배달 되서 그 기막힌 사연을 생존자들은 누구에게 호소하느냐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 한다.
집도 절도 물론 돈도 없는 그들은 이제 정말 집값도 갚을 능력이 없다. 사상자가 많이 나고 도시의 모양이 바뀌었어도 복귀는 아직 십분의 일도 안 된 상태이며 쓰레기 더미 위에서 그들은 정부가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그들에게 충분한 것은 방사선 오염뿐이라고 말한다.
페허 위에 간이 천막들, 종이 박스와 그 위에 놓여 있는 그릇 두 개, 추운 날은 낡은 담요를 몸에 감고 걸어가는 사람들 사진이 마치 오래전 우리나라 6.25 전쟁후의 폐허를 연상하게 한다.
그런데 일본 정치인들은 재난 복구 걱정보다는 총리 교체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 많은 사람들은 정부와 정치인들의 무능력과 늦장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 TV보도는 지금 일본 정치계는 리더십의 부재 속에 파벌 싸움으로 지난 일 년을 허비했고 그 사이 불쌍한 국민만 희생당하고 있다고 전한다.
오사카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우리나라에 제일 필요한 것이 무언가 물으니 많은 학생들이 강력한 지도자라고 했다. 그리고 몇 명의 학생들이 서슴없이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같은 강력하고 실천성 있는 리더라고 얘기한다.
덕과 화합으로 백인과 흑인을 모두 포용해 융합시킨 넬슨 만델라 이야기며 유명한 수상, 대통령들 얘기를 하다가 누구든 삼국지의 유비나 초한지의 유방, 수호지의 송강처럼 현명하고 통찰력이 있으며 덕과 화합을 알고 평범한 사람들 중에서 영웅을 찾아내 융합시키고 쓸 줄 아는 지혜로운 리더가 절실하다고 얘기 했다.
독도 문제로 어제까지 ‘일본 놈들 나쁜 놈들, 도둑놈들 남의 땅에 침을 바르다니 어림도 없어’ 했었는데 막상 폐허 장면들과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그들을 보니 또 마음이 아픈 것은 왠일일까. 얼마 전 한국 신문에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한 정당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철새처럼 다른 정당으로 옮겨가거나 더해서는 아예 정당의 이름을 바꾸어가며 국민들을 혼돈 시키고 있다. 동네 아이들 줄넘기 하는 것도 아니고 이쪽 싫다고 저쪽으로 넘어가 이쪽 상황 봐서 다시 넘어 오겠다는 얕은 꼼수는 아닌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한번쯤이라도 생각하는 정치인이기를 바란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은 ‘복수의 반복’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다지만 당한만큼 돌려주겠다는 심판과 복수의 정치는 이제 멈추어야 하겠다.
지금 일본 사람들은 비상시를 대비해서 가족들이 나누어 더 많이 돈을 지참하고 다니며 아차하면 식구들이 만날 장소까지 정해놓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발 지진 공포증에 쓰나미 공포증까지 앓고 있는 그들에게 하루속히 좋은 지도자가 나타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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