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Bioscience)의 길
2012-03-13 (화) 12:00:00
예전에는 식물학, 동물학, 그 후 생물학 하더니 어느새 미생물학으로 발전되고 연이어 전자현미경의 발달로, 세포 미생물학, 분자 미생물학 등 의사인 나 자신도 좀 헷갈리는 현대 의학의 첨단 용어들이 젊고 명석한 신예 학자들 사이에선 자연스럽게 통용되어지고 있음을 2년 전 볼티모어 한인 생명과학자협회에 참석하고 알았다.
이들은 스템 셀(Stem Cell)을 논하고 항암제 투여의 신기술 개발 등을 연구 중이다. 한 예로 항암제 표시를 붙인 생체 내 특수 운반체에 부착시켜 보내고 싶은 곳, 즉 암세포에만 정확히 보내 암을 파괴 내지 억제하는 기술, 고로 항암제 투여로 인한 부작용은 줄이고 약의 효능은 극대화 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오늘날 의학의 눈부신 발달(암의 정체와 궁극적 치료내지 예방까지도)은 이들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0개 주 중 메릴랜드는 생명과학에 대한 투자액 순위에서 2위라고 한다. 유명한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과 병원, 베데스다의 국립의료원(NIH)이 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젊은 생명과학자들이 이곳에서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인류의 안녕에 이바지하는 숨은 공로자들이다.
여기서 나는 특히 스템 셀 연구에 주목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내 고교 친구의 모친께서 목 척추 손상으로 인해 전신마비로 오랫동안 고생하시다 유명을 달리하셨다. 한 달 전에는 군에서 제대 후 첫 직장(지붕공사회사), 첫 날 지붕에 올라갔다 추락(비 온 후) 사고로 친구 모친과 똑 같은 경우가 된 20대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았다. 그 외 우리들은 수없이 많은 척추 손상사고(총상, 낙마사고 등)를 직간접적으로 들었다. 이들은 현재로선 스템 셀 치료에 기대를 걸고 희망을 걸어 볼 뿐이다. 하루 속히 보다 많은 연구비 투자로 더욱 빠른 시일 내에 괄목할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여기서 이야기가 좀 벗어나는 것 같으나 인재 양성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잠시 생각해본다.
얼마 전 한국에서 ‘황우석 교수’ 문제로 떠들썩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분과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나 이곳에 그분이 왔을 때 황 교수의 선배 되는 한 분과 내가 피츠버그 대학의 유명한 미국인 복제연구 과학자를 만나러 가는 황 교수를 덜레스 공항에 바래다준 작은 인연이 있다.
황 교수에게 무슨 실수가 있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분은 조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복제연구 학자라는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그를 부러워하며, 시기한 경쟁자가 좀 많았을까? 그 뿐일까? 국가적 체면과 실질적 이해득실을 결코 간과할 수 없었던 나라들이 우방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었으리라. 부러움이나 시기를 넘어 적극적 방해를 직간접적으로 시도 했으리라 생각된다. 누군가가, 어느 학자라는 사람이 황 박사의 연구일지를 보니 영 형편없더라고 혹평했다고 한다(전체를 안 보고 한 일면만 보고). 연구라는 것이 때론 생각지도 않은 데서 우연히 나온다. 페니실린도 연구의 한 부산물로 발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나는 훌륭한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인재의 파멸을 악의적으로, 또 뭣도 모르고 덩달아 편승하는 못된 버릇들은 차제에 없어져야 된다고 믿는다. 황 교수 문제를 떠들어 얻은 이익이 오늘 날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막심한 개인적, 국가적 체면 손실과 실질적 손해를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
문성길
의사,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