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프간 미군, 민간인에 난사…16명 사망

2012-03-12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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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어린이 9명, 여성 3명 포함, 5명부상

▶ 카르자이 "무고한 민간인 고의살인 용서 못한다"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11일(현지시간) 미군 한 명이 부대 밖으로 나가 민간인을 향해 총을 난사, 16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 9명과 여자 3명이 포함됐다.

아프간 민영통신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PAN)는 이날 칸다하르주 관리들의 말을 빌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도 국제안보지원군(ISAF) 소속 미군 한 명이 체포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남부 아프간 행정관이자 사건조사단 일원인 아사둘라 칼리드는 "새벽 3시부터 미군 기지에서 약 500m 떨어진 판즈와이 지구의 발란디와 알코자이 마을에서 총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알코자이 주민 압둘 바키는 AP통신에 다른 주민의 증언을 인용, 미군이 민가 세 채에 난입해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발란디에서 12명, 알코자이에선 4명이 숨졌다.

뉴욕타임즈는(NYT)는 범인이 6세 이하의 여아 시신 6구를 포함한 시신 11구를 모아놓고 불을 질렀다는 발란디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전했다.

제이슨 왜그노어 미군 대변인은 "범인은 민간인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나서 귀대해 자수했다"면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나토군 기지에 구금 중인 범인은 워싱턴주 출신이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미국 관리들은 밝혔다. 범인은 미군 특수부대의 아프간 안정화 작업을 보조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범인이 신경 쇠약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마을 주민 일부는 미군 한 명의 단독 범행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목격자는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미군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총기를 난사했다고 증언했다.


미군의 습격으로 일가족 4명을 잃은 잰 아그하(20)는 "어머니는 얼굴에 총을 맞아 알아볼 수 없는 정도가 됐고, 오빠는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참상을 전하며 미군 몇 명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격렬히 비난하며 미국의 해명을 요구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 사건을 ‘암살’로 규정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고의로 살해한 용서받지 못할 짓"이라고 성토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존 앨런은 성명을 내고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는 한편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사람은 누구라도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사무총장도 총격 사건에 대한 충격과 슬픔을 표하고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과 아프간 주민, 정부에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민간인 사살은 최근 미군이 코란을 불태운 사건으로 아프간 전역에서 유혈시위가 발생해 아프간인 40여명과 미군 6명이 숨진 가운데 발생했다.

민간인 사망은 아프간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여서 또 다른 대규모 항의 시위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발표된 유엔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에서는 민간인 3천21명이 숨졌다. 민간인 희생의 77%는 탈레반 등 반정부 무장세력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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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11일 미군 병사 1명이 부대 밖으로 나가 민간인을 향해 총을 난사, 16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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