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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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모순

2012-03-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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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나라때 방패와 칼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방패를 자랑하며 ‘이 방패는 굳고 단단해서 어떤 창으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또한 자기가 만든 창을 자랑하며 ‘이 창은 얼마나 날카롭게 만들었는지 어떠한 방패로도 막지 못합니다’라고 하며 장사를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어떤 사람이 ‘ 그러면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당신의 창으로 모든 창을 막을수 있는 당신의 방패를 찌른다면 어떻게 되겠소’ 라고 묻자, 창과 방패를 자랑하던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유명한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 ‘모순’(矛盾 ; 창모 방패순)이란 말이다. 오늘 필자는 현재 주택 시장에서의 주택 구입시기와 파는 시기의 모순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 주택 구입 시기
내집 마련을 희망하는 많은 고객들이 물어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제 주택이 바닥을 쳤냐는 질문이다. 수년동안 주택 가격이 하락해 왔고 현재가 바닥이라고 많이들 예견했지만 계속 빗나갔다. 아무도 바닥이라고 예견하기가 참 쉽지 않다. 모든 것의 이치처럼 올라간 것은 언젠가는 내려오고 떨어지면 어느 시점에서 반등이 있기 마련이다. 주택경기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2000년 중순까지 주택 경기는 쉬지 않고 상승했다. 아마 이렇게 가다간 필자의 집도 100만달러대에 진입하는 것 아닌가 하는 행복한 상상도 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주택 가격은 끊임없는 하락을 해왔다. 솔직히 주택가격안에 숨어있던 거품이 빠졌다고 해야 옳은 표현이겠다. 하지만 계속 내려갈 수 만은 없는 것처럼 이제는 주택구입에 대해서 움직여 할 때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주택 구입 시기가 다가왔다는 의견을 뒷받침 할 만 한 몇가지 요인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첫째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들 수 있겠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부에서 주택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너무나 많은 부양책을 내놓았다. 어떤 프로그램들은 실효를 거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없어진 프로그램도 많다. 중요한 것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주택 경기 회복없이는 불가능하고 이것을 정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정부에서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실효가 주가회복과 실업률 감소, 주택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몇년째 계속되는 역사상 유례없이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다. 현재 30년 고정이자가 4%정도에 락인이 되고 있다. 수년전 6% 이자와 비교를 해보면 30만달러를 융자를 할 경우 월페이먼트만 400달러나 저렴하다. 즉 30만달러 정도 융자를 얻고 주택세금까지 합하더라도 월 2,000달러 안팎이다. 현재 뉴욕 뉴져지에서 투베드룸 렌트시세가 2,000에서 2,500달러를 감안하면 굳이 아직도 렌트를 살며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택이 바닥을 치기만 기다리던 실수효자들이 낮은 이자와 맞불려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택 매물 즉 재고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주택압류와 숏세일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이것을 위해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깡통주택에 대해서 차압지연과 재융자 등으로 보호막을 쳐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 몇해 동안엔 건설업자들이 신규주택 건설을 극도로 제한해 온건도 주택매물의 재고량 감소에 일조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효자라면 이제는 바닥만을 기대하는 것보다 현실성있는 선택이 남았다.

2. 주택 매도 시기
다음으로 주택을 파는 시기인데 최근 재융자 상담을 하다보면 모기지가 부담이 가중되어 재융자를 받아야 할지 마켓에 내놓아야 할지 갈등하는 고객들이 많다. 서브프라임 사태전에 주거용이나 투자용으로 무리를 해서 주택을 구입하신 고객들 중 계속 주택을 유지를 해야할 지 고심하는 고객들인데 이분들과 상담은 거의 똑같은 내용이다. 자꾸 주택 가격이 내려가니 불안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내려가기 전에 재융자를 받는 것보다 파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인데 참 쉽지 않은 질문이다. 누가 당장 올해부턴 무조건 주택가격이 올라간다고 만 말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는데 몇개월만 더 기다려 클로징 비용이라도 건지면 좋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단정적으로 ‘이젠 주택가격이 올라갑니다’라고 말할 순 없다. 그렇지만 주택구입 시기에서 말한 이유들이 이제는 주택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이유이다. 현 주택가격 하락을 가져다 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종점이 언젠가 있다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2006년부터 시작한 주택경기 하향은 2008년 후반부터 2009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절정을 이루었고 2009년 이후 부터는 불량 모기지 대출이 거의 중단 되었다. 또한 정부에서 주택 보조 프로그램을 두가지로 진행을 해왔는데 하나는 2009년 서브 프라임 사태 이전에 구입한 깡통 주택소유주의 재융자이고 이것은 주택차압 등 주택 포기의 불을 점점 끄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새로 주택구입자에 대한 보조 혜택이다.

정부에서 신규주택 구입자에게 끊임없이 혜택을 줘왔고 FHA등 정부주도 융자 프로그램으로 최저다운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끔 계속 부양하고 있고 이제 주택재고 감소와 차압과 매물 등의 감소로 그 실효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면 굳이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는 이시점에서 굳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는 것보다, 조금 더 견뎌보면 지난날을 회상하며 웃을 때가 올 것 같다.

혹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모기지 페이먼트가 많이 힘들다고 하면 속을 끓이지 말고 융자 전문가에서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은행에서 정부에서 주도하는 HARP 2.0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서브 프라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한인들이 주로 융자를 받은 상품은 수입증빙없이 융자를 할 수 있는 Stated Income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10%나 20% 정도 다운을 하고 프레디맥이나 페니매상품으로 융자를 받았다. 사실 고객들은 본인이 시중은행으로 융자를 받아서 프레디맥이나 페니매에 속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당시 은행에서 융자해준 상품 가운데 거의 80%는 정부가 주도한 프레디맥과 페니매였다. 현재 HARP 2.0에서 남은 융자금액이 감정가의 80%가 넘는 위험한 주택에 대해서 이것이 페니매나 프레디맥의 보증을 받은 융자일 경우 소득증빙이나 자산증빙없이 쉽게 낮은 이자로 재융자가 가능하다.


또는 어려움에 처한 고객들중에 고정과 변동모기지이자가 함께 있는 혼성모기지 즉 ARM(Adjustable Rate Mortgage)을 갖고 계신분이 계시는데 그 고정기간이 곧 끝나가고 변동이 되는데 소등증빙 문제로 재융자는 어렵다면 너무 당황할 필요가 없다. 현재 갖고 있는 고정이 끝나면 변동이자로 바뀌지만 그 이자는 고정보다 더 낮은 이자가 적용될 것이다.

물론 변동 모기지는 해마다 그 이자가 변동되는데 이것 또한 그리 겁낼것이 없다. 왜냐하면 주택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갖고 있는 변동 모기지 이자가 올라갈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만일 변동되는 이자가 고객이 우려할 만큼 인상이 된다고 하면 그때는 시장에서 고객의 주택을 원하는 가격에 받고 팔수 있을 것이고 또한 올라간 에퀴티로 인해 필요에 따른 재융자 프로그램도 동반될 것
이다. 그러니 미리 겁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조금만 더 버텨보면 요즘 날씨처럼 봄날은 꼭 온다.

이처럼 주택 구입을 원하시는 고객에게 구입적기라고 말했고 주택을 파실 고객에겐 좀더 기다리시라고 모순되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 누구도 주택가격의 바닥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바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벌써 늦을 수도 있다. 내집장만을 원하시면 지금 부터 다리품을 파시길 바란다.

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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