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영우 박사님 영전에

2012-03-0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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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미주 두란노 문학회, MD

지난 주 금요일 뉴스에서 강영우 박사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날은 겨울비가 쓸쓸히 내리고 있었지요.
하늘도 박사님의 별세(別世)를 슬퍼하는 듯, 그 겨울비는 워싱턴 동포들의 눈물과 슬픔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인도 힘든 시각 장애인으로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 차관보 직급까지 승진하셨습니다. 20여년 전 한국에서 제작한 TV 드라마 ‘눈먼 새의 노래’처럼 마지막까지도 아름다웠습니다.
4개월여 투병하시면서 임종을 앞두고 아내, 두 아들에게 남긴 편지는 우리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가족과 더 많이 못한 아쉬움, 가족들의 사랑이 너무 컸기에 행복하게 마지막을 장식하신다는 편지는 가족 아닌 우리들의 가슴도 애절하게 했지요.
특별히 강 박사님의 내조자(석은옥 씨)는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 사모님(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 회장)은 장애자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공부하셨습니다. 6년 전에 몇 명이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을 창립하면서 저는 석 회장님을 늘 가까이 지켜보았습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사회를 위해 봉사하신 삶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龜鑑)이 되며 저는 또 다시 인생 공부를 한 기분입니다.
인간은 세상에 잠깐 다녀가는 손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것은 없지요. 모두가 한 순간에서 또 다른 한 순간으로 덧없이 흘려갈 뿐입니다.
또한 우리도 언젠가는 때가 되면 육신마저 버리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필요한가요. 우리는 여태껏 욕심만 무겁게 짊어지지 않았는가 생각해 봅니다. 한국의 법정스님, 장기려 박사님, 김수환 추기경 그들은 모두 무소유 삶을 살며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큰 꿈을 안고 살면서 생전에 행한 모든 사람의 행적은 죽음 뒤에 평가되어 나타납니다. 우리는 멀쩡히 두 눈 뜨고도 살기가 힘들다고 하면 사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제 우리는 인생의 진정한 희생과 사랑의 삶이 무엇인지 응답할 차례입니다.
인권운동의 큰 별이며 한인 이민사(移民史)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강 박사님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과 ‘감사’를 가족과 온 세계에 알렸습니다.
이제는 강 박사님, 영원한 천국에서 근심, 걱정 없이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생전에 뿌려놓으신 한 알의 밀알이 귀한 열매로 맺음을 천국에서 보실 것을 더욱 믿으며 강 박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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