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할인 극장
2012-02-25 (토) 12:00:00
전등불 꺼지고
스크린에 예고편 담겨지면
몇 명 듬성듬성 뿌려진 관객
용광로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의자 커버서부터 옮겨 붙은
초록색 냄새나는 불꽃은 끝내
뼈 속까지 타 들어가
한 움큼 날카로운 독 이빨이 되어
영사기 필름을 구겨 먹는다
발단부터 가위눌린 진실들
찢어지고 벗겨진 갈등 앞에
우두커니 앉아 당하는 초조는
침묵을 털어 마신 조조할인 때문
영화 바다 거의 다 헤엄치고
전등불 환하게 밝혀지면
언제나 내 가난한 살점 속에서
식은 재를 뒤지는 버릇이 있다
타다 남은 쇳조각 푸석해진 뼈
아직 열기 식지 않은 영혼 들고
세상 밖으로 나오면
정오의 태양은 수직 빗살로
나를 통째로 구워 먹으려한다
눈부신 현기증 탓일까
난 지그시 눈을 감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