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공부한만큼 갚으며 살게요”
2012-02-24 (금)
▶ 학비 못내 학업중단위기 코넬대 에릭 전군
▶ 서류미비 신분 밝히며 학교에 선처 호소
명문 코넬대학에서 학비를 내지 못해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던 뉴저지 출신 서류미비 신분의 한인 재학생이 각계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갈 희망을 다시 키우게 됐다.
올 봄 졸업을 코앞에 두고 학업 중단 위기를 맞았던 주인공은 에릭 전(23·사진·한국명 현재)군. 전군은 지난해 가을학기 미납된 학비 1만 달러를 이달 24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학교 행정국의 통보를 받은 직후 이달 중순부터 친구들과 블로그를 개설해 서명운동과 더불어 재정도움을 요청한 결과 지난 21일자로 목표액 모금에 성공했다. 학교신문인 ‘코넬선’에도 안타까운 사연을 최근 소개됐던 전군은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입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의 입학정책 덕분에 우수한 학업성적을 기반으로 합격했지만 정작 학비지원을 받을 수 없는 서류미비자 신분인 탓에 그간 학비를 마련하느라 갖은 고생을 겪어야 했다.
E-2비자로 2001년 가족이 이민 왔지만 이민사기 피해를 당해 서류미비 신세로 전락했던 전군은 학업 도중 1년간 휴학하며 학비를 벌어야 했고 학기 중에도 12시간씩 식당에서 교대근무를 하며 학업을 병행해왔다. 가족과 친지의 도움을 받아 매달 조금씩 학비를 지불해가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왔지만 학교의 최후통첩을 받고 막막해있던 시기에 친구들이 직접 캠퍼스 인근에 전단지를 돌리며 도울 방법을 찾아 나섰다. 전군도 학교 당국을 찾아 서류미비 신분임을 밝히
며 선처를 구했고 체류신분을 공개한 학생이 처음이라던 학교도 동문회 등을 통해 도울 방법을 적극 찾아 나서며 힘을 보탰다.
전군은 이제 겨우 지난 가을학기 학비를 해결했을 뿐 아직도 이번 봄 학기 학비로 2만 달러가 여전히 체납된 상태다. 서류미비 신분을 밝히는 일이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위의 우려도 많았지만 “두려울 것이 없다”는 전군은 이번에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학을 전공하는 전군은 또한 앞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공학자가 되겠다며 현재 의회에서 추진 중인 서류미비 구제법안인 ‘드림액트’ 통과와 더불어 가족 중에서 첫 번째 대학 졸업장 취득자가 될 자신의 오랜 꿈이 실현되도록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전군 학비 돕기 모금 및 서명운동은 블로그(www.CornellDreaming.com)에서 동참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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