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2012-02-18 (토) 12:00:00
나무야
희미하게 자리잡아
누워있는 겨울 언덕에
한겨울의 찬 바람을
숙명인 양 받으며
눈 나리는 날에는
눈을 머리에 이고
바람부는 밤에는
차겁게 스쳐가는 바람소리에
잠 못 이루는 나무야
겨울 나무야
파란 하늘에
어설프게 흩날리는
눈발도 너 혼자서 맞이하고
바람소리
새 소리도 너 혼자 듣고
지내온 지난 날들을
들려줄 사람도 없는
나지막하게 누워 있는
너 만의 침실
이제
봄이 오면
네 가지 사이에
걸려있던 구름도
얼핏 얼핏 스치던
파란 하늘빛도
봄이
이 봄이 올 때에
너의 발가벗은 몸매와 함께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나는 너의 그 모습을 본다
속옷을 걸치기 시작하는
너의
하얀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