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금착취 했다 큰 코 다친다`

2012-02-1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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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덕업주, 종업원에게 31만불 지급

▶ 계약서류 없어도 승소할 수 있어

저임금에 휴식 시간도 없는 부당한 환경에서 일을 시켰던 악덕 식당업주가 직원들에게 31만6,000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리치몬드 디스트릭의 수 포우 베트남 식당에서 1년 이상 웨이터로 근무한 르엉 부엉씨는 하루 12시간30분씩 주 6~7일 일했다. 팁도 휴식시간도 없이 파김치가 되도록 일한 그가 받은 시급은 단돈 5달러였다.

SF시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92센트에서 올해 10달러24센트로 인상했지만, 부엉씨가 받은 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부엉씨 등 7명을 법률적으로 도와 합의금을 받게 해준 중국 진보협의 샤우 산 리우씨는 “부엉씨를 포함한 7명의 직원들은 임금을 도둑맞고 있었다”며 “이같은 행위가 경제의 불평등을 보여주고 있고 커뮤니티를 다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합의로 끝난 경우도 있지만, 불법체류자 13명을 고용한 북가주 바카빌의 중식 뷔페 식당 업주가 불법고용과 임금 착취 등으로 2009년 2월 기소됐다. 그는 8개월 가택연금, 36개월 보호관찰형 및 4만9,000달러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한인 커뮤니티도 저임금, 임금체불, 불법체류자 고용 등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체류신분을 고용해 임금을 착취하거나 체불하는 사례도 있다.

A씨는 서비스업을 하는 가게에서 두 달동안 일을 했다. 2주에 한 번씩 현찰로 임금을 주기로 약속한 업주는 “나중에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지급하지 않았다. A씨가 독촉하자 업주는 안면을 바꾸고 “계속 이러면 이민국에 고발하겠다”고 위협해 결국 임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악덕고용주들은 애당초 임금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계약서 조작 등 법적 제재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들은 보수를 현찰로 지급하겠다며 구두계약을 맺고 W-2폼(세금보고) 등 서류를 일체 구비하지 않는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 피고용자가 보수를 요구하면 “일한 증거가 없다”며 신고할 테면 하라는 식으로 발뺌한다.


불법체류자나 유학생이 주 타깃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주의 임금갈취 행위가 판명될 경우 미불 임금의 최소 2배와 변호사 비용까지 지불하게 돼 있어 대부분의 고용주들이 협상을 한다”며 “피해자들이 서류미비나 영어 불편 등의 이유로 소송자체를 포기하는데, 서류가 없어도 승소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밝혔다.

또한 “한인사회에 기록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구두계약이 성행하는 데 이는 큰 피해를 자초할 수 있다”며 “영어 계약서가 잘 이해가 안 되면 적어도 한글로 된 서류라도 작성해 양측 사인을 받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한 해 동안 80억달러에 이르는 임금착취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피해자의 대부분은 영어가 서툴거나 미국 사정을 모르는 이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판겸 기자>pk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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