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홈 인스팩션/ 홈 인스펙션이 주택매매에 미치는 영향

2012-02-04 (토)
크게 작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홈 인스펙션(Home Inspection)후 발견된 주택결함에 관한 사진채증과 문제에 대한 설명을 담은 검사보고서(Inspection Report)는 주택매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상 고칠 것이 많은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듯이 주택 구매자들 역시 문제 있는 주택에 대하여는 당연이 구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새로 구입하는 입장에서 볼 때 고칠 것이 많으면 가격을 깎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는 하나 단순히 가격 때문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덥석 구입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위에서 주택구입의 경우를 자동차 구입에 견주어 언급을 했지만 적게는 수십만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주택구입은 쉽지 않은 결정을 수반한다. 더군다나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장만하는 내집 마련의 꿈은 원하는 집과 스타일의 환상과 소망을 현실적으로 실현시켜야 하는 고단한 결정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중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는 홈 인스펙터는 흥분과 기대 속에 홈 오너가 되고자 하는 바이어의 열망을 숙지하고 진지하고도 책임있는 자세로 인스펙션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구입하느냐 마느냐는 당연히 바이어의 몫이다.

그간 수백채의 인스펙션을 실시하면서 한번도 긴장의 끈을 놓아 본 적이 없다. 물론 모든 인스펙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항상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홈 인스펙터가 가지는 한계성 때문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독수리 같은 눈매와 현장경험과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홈 인스펙터의 책임의 한계는 뉴욕주 인스펙션 규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홈 인스펙션은 주택 내외부의 전반적 상태를 검사하지만 과연 집의 나무구조물이 무거운 그랜드 피아노와 가구 그리고 소파, 대형 냉장고 무게의 하중을 잘 지탱할 수 있을 것인가처럼 기술적으로 총망라한 검사(Technically Exhaustive Inspection)가 아닌 검사확인이 가능한 조건(Readily Accessible Condition)과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조건(Visible and Apparent Condition)하에서 검사당일(The Date of the Inspection) 주택이 갖고 있는 결점과 위험한 상태(Material Defect and Rick)를 검사하는 가이드라인(혹은 규정)에 따라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접근이 불가능한 곳과 보이지 않는 곳은 당연히 인스펙션이 불가능하다는 의미고 그렇다고 해서 이를 남의 일처럼 간과할 수 없는 인스펙터의 고민은 바이어와 동일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의사가 진맥을 통해 혹은 안색을 통해 보이지 않는 병을 찾아내듯 인스펙터 또한 경험과 전문성을 통해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곳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부단한 과정과 노력을 거치게 된다.

인스펙터는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주택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는 독수리 같은 눈매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이는 앞서 얘기한 대로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문제의 확인을 위한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먹이사냥을 위한 독수리의 시력은 대략 6.0정도라고 한다. 인간의 가장 좋은 시력이 2.0인 것에 견주어 볼 때 엄청난 시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만일 우리 인간이 이정도의 시력을 갖게 된다면 1km밖에 있는 글자도 거뜬히 읽을 수 있고 최고 5km상공까지 비상하여 지상의 먹이를 사냥하는 독수리처럼 5km상공에서 우리 눈은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의 3-4배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물체들을 단번에 확인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인스펙션을 하다보면 새로 건축한 집은 그렇다 치고 상당히 나이 먹은 집이면서 아주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고 새로 말끔하게 페인트칠한 집을 자주 접하게 된다.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깨끗한
집에 대한 만족감이 앞서겠으나 인스펙터의 입장에서는 혹시 문제나 결함을 숨기기 위해 수리하고 새로 단장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경각심을 갖게 한다.

한 예로 얼굴성형을 하고 화장품을 짙게 발랐어도 독수리 눈을 하고 자세히 보면 수술자국이 보이듯 주택의 지하실이나 벽에 갈라진 큰 균열(Cracks)을 메우기 위해 시멘트 풀(Grout)이나 모타르(Mortar)를 발랐다면 대체로 벽면은 주변의 정상적인 면과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또한 바른 패턴과 정도를 보고 어느 정도 크기로, 직선으로 아니면 평행으로 갈라졌는지를 직감하게 된다.

인스펙션 중에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나무를 파먹고 사는 터마이트(Termite)의 유무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갈라진 곳과 새는 곳은 메우면 되지만 터마이트로 손상된 나무기둥은 새로운 나무기둥으로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터마이트 인스펙션은 고도의 경험과 눈매 그리고 강력한 플래쉬라이트(Flashlight)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의심이 가는 곳은 두들겨 보기도 한다. 터마이트는 나무의 겉을 파먹는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나무의 속을 파먹기 때문이고 두들겨 보거나 송곳으로 찔러 보기 전에는 그 손상(Damage)의 정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하튼 인스펙터는 최선을 다하여 문제점을 찾아내야한다. 그리고 바이어는 이를 알 권리가 있고 인스펙터는 바이어가 평생 모은 피땀의 결실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수백달러의 인스펙션 수수료를 생각하기 앞서 수십만달러 아니 수백만달러를 주고 집을 사는 소박한 바이어의 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홈 인스펙션이 주택매매에 미치는 영향인 것이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