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을 보고

2012-01-1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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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 부부는 아들이 준비해준 아주 특별한 음악회를 다녀왔다. 오페라를 좋아하는 우리를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의 워싱턴 MCI 센터에서의 공연이었다.
처음 보첼리가 TV에 나왔을 때는 그가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라는 데에 한번 놀랐고, 그 다음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숨을 멈추고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당시 그는 30대의 나이였는데 어느새 그도 남들처럼 50대가 되었다니 세월의 무상함이 새삼 느껴진다.
그는 1958년 9월22일에 이태리의 토스카니주 라자티코 라는 작은 포도 농장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선천적 녹내장으로 앞을 잘 보지 못했던 그였지만 어려서 그의 특별한 음악적 소질을 발견한 부모가 6살 때에 피아노와 성악을 특별교습 받게 했다. 어머니는 보첼리가 눈이 안보여도 음악을 할 때만은 반짝이고 살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니 그 부모님들의 관심과 사랑도 그의 성공에 큰 몫을 한 듯싶다. 그는 클래식과 오페라, 현대 음악, 팝송까지 두루 소화 하며 모든 연령층에 폭 넓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의 노래를 가까이서 들어본 어떤 이들은 신이 눈을 뺏어 갔지만 더 큰 음악적 선물을 주셨다고 얘기한다.
그가 15살 되던 해 처음으로 이름 있는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고 그때 불렀던 노래가 ‘오 솔래미오’였다고 한다. 그는 피아노, 섹스폰, 플룻 등 열개도 넘는 악기를 연주 하면서 음악만큼 좋은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무대에서 자기는 조금 수줍은 성격이라 사람들 앞에서 말을 많이 안 해도 이해해 달라면서 처음 미국에서 공연 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미국인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감격 했다고 밝혔다.
보첼리는 최대 앨범 솔로 가수로 유럽에서 100만장 판매, 그리고 2009년에 발매한 크리스 마스 앨범(MY CHRISTMAS)은 홀리데이 최고 판매를 미국에서 기록 했다. 1998년 미주 순회공연에서는 유명 가수 셀린 디옹과 듀엣으로 ‘The Prayer(기도 하는 이)’를 노래하고 그가 혼자 독창으로 ‘아베 마리아’를 노래했는데 그때 셀린 디옹은 이렇게 얘기 했다고 한다. “아마 어떤 사람이 하느님이 노래하시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면 아마 보첼리와 같은 목소리가 아닐까 한다”고.
MCI 센터에서 만난 한 미국 여성은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마치 원 샷의 청량제를 마시고 활력이 돌아오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도 끝없이 이어지는 박수 속에 고된 1년의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항상 노력해온 그는 법과 대학을 졸업하고 떳떳이 음악인으로 우뚝 섰다.
오래전 그가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가끔씩 인간은 자기 자신만 신이 내다버린 바람마저 실어 나를 수 없는 부서진 선풍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많은 이들이 외면된 슬픔을 주렁주렁 달고라도 힘을 내어 신을 쫓아가다 보면 자기처럼 하느님이 이끄는 음악의 집에도 갈수가 있다.”
대표 음반 ‘BOCELLI, AMORE, MY CHRISTMAS’ 속에 수록된 ‘아베 마리아’의 여운이 귓가에서 맴돈다. 부디 그의 음악 인생이 오래 지속되기를 빌어 본다.

이혜란
워싱턴 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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