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머스 마켓

2012-01-14 (토)
크게 작게
송민정 / 주부

미국에 처음 와 동네 마켓을 갔다가 사과를 보고 몹시 놀랐다. 반짝반짝한 것이 이쁘긴 한데 너무 반짝여서 사과가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다른 물체로 보였다. 이런 이유로 자연스럽고 싱싱한 야채 과일을 파는 곳을 수소문한 끝에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파머스 마켓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싱싱한 과일을 찾아 파머스 마켓을 찾았다. 그러다 점점 다른 재미들이 생겼다. 하루는 파머스 마켓을 갔는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분이 비닐봉지 한가득 어떤 야채를 담고 계셨다. 다가가서 인사하고 무엇이냐고 여쭈었더니 ‘비름나물’이라고 하셨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야채이긴 한데, 조리법을 다시 여쭈어보고 단단히 기억했다가 집에 와서 해먹었다. 쌉쌀하고 향긋한 것이 맛이 아주 좋았다.
파머스 마켓의 가격은 결코 싸지는 않다.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마켓의 가격에 맞추어서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조금 높은 가격으로 팔기는 하지만, 유기농도 많고, 짧은 거리를 이동해 와서 팔기 때문에 야채 과일 상하지 말라고 왁싱을 하거나 농약을 추가로 더 뿌려오지도 않는다.

쓰레기 문제에 민감하다면, 파머스 마켓에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채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져간 봉투에 물건을 담아올 수 있어서 좋다. 물이 올라 탱탱한 생강, 향긋한 사과, 맛 좋은 브로컬리들이 벌써 눈앞에 아른거린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