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현길 칼럼 - 용꿈도‘꿩 잡는 매’가 두렵다

2011-12-2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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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한파에 지각변동이 심하다. 워싱턴 DC 지역 한국일보 업소록 분석 기사에 의하면 2011년 한인 비즈니스는 총 5,915개 업소로 지난 3년간 계속 감소되었다. 바닥이 없는 추락세는 도미노 현상으로 영세기업 몰락을 보여준다. 한인 사업 중에 식당, 보험, 부동산, 융자, 정비업, 가구점, 융자 회사 등이 25% 줄어들었다.
목 타는 시장성에 해결책이 간절하다. 앞마당에서 물 한 방울 안나오는 펌프에 늙은 할머니의 물 한바가지가 ‘마중물’이 되어 암반수가 콸콸 쏟아지는 기적을 보고 싶다. 속 시원한 체험이리라. 사람 사는 사회에서도 마중물은 많다. 이웃의 협조자, 도우미, 후원자, 버팀목, 디딤돌 등이 할머니의 가치를 반복할 수 있다. 고사에 말하는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정신이 이런 기회가 아닐까.
포기하지 않는 집착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용기가 있는 곳에 희망이 있고 악운(惡運)도 피할 수 있다.
공포가 주는 좋은 선물이 용기라고도 한다. 운수가 나빠서 재물을 잃을 수도 있으나 마음과 정신마저 뺏길 수는 없다. 진정한 기회는 정신에 있다. 신도 소원이 간곡한 자는 버리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살다 보면 가장 화나는 것이 내가 게을러졌나”(CNN 12/23/11) 라는 반성이라고 했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거셀수록 더 빨리 돌고, 팽이는 채찍을 많이 맞을수록 쓰러지지 않고 돌기만 한다. 차압당한 사업이나 재산은 원인을 깨달아야 한다. “신중하게 모든 상황을 파악하는 깨달음”을 로마의 시인 모비디우스(BC 43-AD 17)는 강조했다. 공자는 “옳은 것을 보고도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용기부족이다”라고 지적했다.
심사숙고 할 때 실패경험은 훌륭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실낙원과 복락원(Paradise)의 차이는 대단하다. 사는 동안의 실패는 허영과 바람 때문이었을까, 돈 벌이에 홀렸었나, 욕심의 노예였나, 신뢰를 잃었었나, 열매 맺는 보석을 포기했었나, 한 탕만 찾았을까, 공동묘지의 사연같이 실패도 변명이 많기 마련이다.
스페인 격언에 흉악범의 진실을 알려면 “그를 믿어주라”고 기록했다. 자기 존중은 모든 미덕의 초석이고 마음의 문을 연다. 인정받지 못하는 양심은 목숨도 포기하게 된다. 축구공과 인격은 땅에 떨어질수록 높이 뛴다. 환상이 없는 사람은 혀를 깨물지언정 입을 열지 않는다.
심장만한 욕심으로 온 천하를 잃을 수도 있다. 태양도 좌절된 야심은 피한다. 욕심에도 선과 악의 갈림길이 있다. 부지런한 이민사회도 마신 바닷물에 갈증만 심하지 않은가.
필자가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 인도에 있을 때 마하트마 간디 묘지 돌비석에 새겨진 나라의 위기 징조는 원칙이 없는 정치,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희생 없는 종교 등을 경고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가냘프고 사나운 밤과 회오리바람 속에 홍수가 범람해도 천둥은 번개 칠 때 ‘작은 나비’는 큰 나무 밑에 붙어서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모든 재난과 고통을 피한다. 장하지 않은가. 나비의 지혜를 배우자.
인재 때문에 정치와 경제의 회오리바람을 예측하고 있다. 용의 해는 선거의 해(2012)로 혼탁해질 전망이다. 지구촌 총선이 한 미 러 중 영 일 독 대만에까지 브라질, 남미, 중동지역 등이 보수와 진보로 공조전략이 위태롭다. 선거 바람이 미얀마 경제개발(수력)과 강경 대북 정책에 미칠지는 생업에 매달린 동포들의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후세가 안타까울 뿐이다. 개인 빚은 늘어만 간다. 영국 시인 윌리엄 브레이크(1752-1827)는 “새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힘은 야심의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읊었다. 경기회복도 불꽃 높이로 사라질 뿐이리라.
감사는 많은 시련 속에 꽃 피운다. 위기는 기회라지만 용의 긴 잠은 언제라야 꼬리라도 칠까. 미국의 경기회복이 ‘꿩 잡는 매’처럼 높이 날으는 ‘흑룡(黑龍)’이 측은해진다.
(newchallenge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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