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엽 따라 가는 길에

2011-12-1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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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찬 시인/워싱턴문인회

왜 잡을 수가 없었나요
푸른 하늘 바라보던 세월에
그리움 낙엽처럼 쌓이게 했나요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붙들고
창 밖에 꽃잎이 시든 것을 보며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알았어요

멀리 등성마루가 시야에 들 땐
붉게 물든 그리움에 그림을 그리며
어제의 행복을 가슴에 더 깊이 묻었어요


언젠가 노을 진 호수에 떨어진 낙엽을 보며
가난으로 슬픔이 가득했던 날이 떠올라
넓고 아늑한 가슴에 안겨 한없이 울었죠

생각 나세요 우리가 내일에 바라던 요람
이젠 살포시 가슴에 묻어 주시고 돌아 서세요
불빛이 사라질 때까지 당신을 사랑할거니까요

이젠 가을이 무엇인지도 모를 테니까
보고픈 마음 물 흘러가듯이 버리시고
나뭇잎 푸르고 낙엽지면 스쳐가 주시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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