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김(C2 에듀케이션 원장)
대입 일반전형 접수마감을 앞두고 12학년 수험생들은 여름 내내 미뤄 오던 에세이 마무리로 요즘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 입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탁월한 에세이 작성을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을 것이다. 매년 우리는 수많은 학생들의 에세이 작성을 지도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또한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들을 발견하게 됐다. 학생들의 에세이 지도를 통해서 발견한 대표적인 10가지 주의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①아부성 발언: 각 대학은 자기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탁월한지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투자해왔다. 따라서 지원하는 학교에 대한 아부성 발언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입학사정관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학교가 아니라 지원 학생이 얼마나 탁월한 가이다. 학교 칭찬 일색인 에세이는 입학사정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
②자랑하기: 물론 내가 얼마나 훌륭한지에 대해 써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자랑하는 투가 될 필요는 없다. 계속해서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은 입학사정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③다시 풀어 쓰는 입학 원서: 입학사정관들은 이미 지원자의 입학 원서를 자세히 읽어 보았다. 따라서 지원자가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떤 일을 해왔는지에 대한 정보를 이미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에세이에 다시 한 번 자신의 과외 활동에 대해 풀어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에세이는 지원서에서 언급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 학생에 대해 잘 알려줄 수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는 곳이다. 입학 원서에 이미 기록한 것을 다시 이야기로 풀어 쓰는 것은 입학심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④나의 약점 묵상하기: 모든 지원자는 나름의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학교 성적이 많이 떨어졌던 학기가 있을 수도 있고, 표준고사 점수가 기대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세이를 통해 그러한 약점을 부각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에세이는 입학사정관이 왜 이 학생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말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은 곳이다. 700자 밖에 되지 않는 에세이에 왜 10학년 때 공부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나열하는 것은 입학 심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⑤받을 생각만하기: 학교의 어떤 면이 학생으로 하여금 지원을 유도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 이는 단지 학교가 학생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 학교 측에서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학생이 그 학교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의 어떤 면이 이 학교에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인가를 알려야 한다.
⑥엉성한 구성: 가장 많은 실수가 발생하는 곳이 바로 에세이 구성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에세이를 평가할 때, 학생이 무엇에 대해서 썼는지 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도 무척 중요하게 평가한다. 에세이 구성은 탄탄하고 명확해야 한다. 글의 구성이 깔끔하지 못하면 혼란한 생각의 엉성한 나열이 되기 쉽고 이런 에세이로는 입학사정관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⑦고백하는 에세이: 에세이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다뤄지지만 어느 정도까지의 애기를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마치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처럼 자신의 아주 내밀하고 깊은 비밀까지 모두 고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신을 모르는 사람에게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에세이도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⑧올해의 뉴스: 2005년도에는 수만 명의 지원자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했다. 2001년에는 9·11 사태가 에세이 소재의 주를 이뤘다. 올해의 핫 이슈는 일본 원자력 발전소 붕괴 이야기나 글로벌 이코노미가 될 것이라고 입학사정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에세이를 통해 자신을 부각시키고자 한다면 수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핫 이슈는 피하는 것이 좋다.
⑨깊은 깨달음의 그 순간: 입학사정관들은 에세이를 통해 지원자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읽어 내길 원한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겪은 특정 사건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깊은 깨달음을 얻었고 또 이를 통해 어떻게 성장하게 되었는지를 과장된 어조로 쓰는 경향이 있다. 마치 득도를 한 것 같은 그러한 어조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에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 하라. 그리고 그 교훈을 이후의 삶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진솔하게 얘기하라.
⑩모두가 겪는 경험: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일은 에세이 주제로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어서 부모의 이혼(결혼의 절반이 이혼으로 끝난다. 따라서 이혼 가정의 이야기는 나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아니다), 조부모의 별세(10대라는 나이의 특성상 흔히 일어 날 수 있는 사건), 미국으로의 이민(수천 명의 사람들이 매주 이민 오고 있다), 선교 여행 이야기(수천 명의 10대
가 매년 선교 여행을 간다) 등은 모두가 겪는 경험에 속한다. 굳이 이러한 주제에 대해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나만의 이야기를 독특하게 풀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비슷한 에세이의 하나로 묻혀 질 위험이 크다.
마지막으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에세이 작성시 범하는 가장 큰 실수 중에 하나는 문법, 표기법, 철자, 용법 등 작문상의 기술적 실수다. 완성된 에세이는 점검하고 또 점검해서 단 한 곳의 오류도 없는 완벽한 작품이 돼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원서 마감까지 최선의 노력으로 탁월한 열매를 맺어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