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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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 자폐아 양육기⑪

2011-12-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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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가Autism Speaks 의 Global Autism Public Health (GAPH) Initiative

변성희(뉴욕한미교육회 회장·뉴커머스 고교 교사)

딱딱한 의학용어식의 정의를 따르자면 자폐증은 신경발달장애로서 사회적의사소통과 인지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며 반복행동이나 놀이행동의 위축 등이 자주 동반되곤 한다. 좀 더 이해가 쉬운 생생한 생활속 예를 빌려보고자 한다. 엄마아빠의 행동 하나하나를 그대로 모방하면서 감정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5세 또래를 볼 때 에반이는 행복할 때 “행복해”라고 말하지 못하고 도통 또래와 노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면서도 세탁기의 휙휙 돌아가는 옷들을 하루 종일이라도 보고 있으려는 현저한 발달의 차이가 그 예이다.

자폐증은 증상의 폭이 넓다. 소위 ‘멀쩡해보이는데 눈치가 없는 사람’처럼 고기능성 자폐증에서부터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쉴 새 없이 몸을 까딱거리는 사람’처럼 저기능성 자폐증으로 그 스펙트럼의 범위가 넓다. 하지만 그 증상의 폭에는 상관없이 자폐의 치료는 일찍 시작될수록 아이의 언어나 인지능력의 향상이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보고됨으로써 소아과 아메리칸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에서는 18-24개월의 아이에 대한 자폐검사 의무를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부모가 겪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자폐에 대해 아는 것이 참 없다는 것이다. 나 또한 에반이를 갖기 전에는 자폐인들은 다 마라톤을 뛰거나 비상한 기억력을 갖고 있는 특이한 사람들이라는 왜곡된 정보만으로 알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이 아이의 자폐증 사실을 알고 가슴이 무너지듯 눈물을 흘리면서도 아이를 위해 대체 어디서부터 치료를 시작해야하는지 난감하게 된다. 자폐에 대한 대중의 인식 부족은 자폐 조기치료의 절대성을 흘려보내는 주원인이 되고 나아가 자폐인 장애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공공보건의 중요성을 부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2005년도에 설립된 이후로 미국에서 자페인을 위한 옹호 및 과학리서치를 선두하는 기관인 ‘어티즘 스픽스(Autism Speaks)’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글로벌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자폐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Autism Speaks에서는Global Autism Public Health(GAPH) Initiative를 2007년도에 시작했다. Autism Speaks가 GAPH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자폐에 대한 대중의 인식 높이기, 자페를 위한 적절한 서비스와 치료 제공하기, 자폐에 대한 글로벌 공동 리서치가 그것이다. 알바니아와 아이랜드과 GAPH는 2009년 처음으로 파트너십을 제휴했고 이후 칠레, 필리핀 등도 파트너십에 동참해 각종 컨퍼런스와 자폐인식높이기 캠페인, 공동리서치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내고 있다.

지난 주 Autism Speaks의 Scientific Affair의 관계자로부터 GAPH가 한국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는 즐거운 소식을 접했다. GAPH로 시작되어 한국의 자폐커뮤니티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될 수 있는 큰 성과가 빠르면 내년부터 시작될 듯하다. 파트너십의 성립을 위해서는 정부나 전문가들의 연루도 절대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나와 같은 자페를 둔 엄마의 극성아닌 극성스러운 발놀림이라 믿는다. 발빠른 움직임으로 한국과 미국을 건너며 내 역량에 달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자폐 커뮤니티의 탄탄한 발판을 만들고자 오늘도 달려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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