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주파수

2011-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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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 / 자영업

감미로운 한줄기의 멜로디가 귀가에 언뜻 스쳤다.

운전하다가 신호에 걸릴 때마다 이리저리 방송 사이클을 돌려봤다. 평소 좋아하는 방송의 전파를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잡다한 소음 뒤로 미세한 음이 잡히고 원하는 음악이 피어나왔다. 음악이 차안을 온통 채우고 마음까지 채워 행복에 젖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방송국은 불행하게도 전파가 약해서 다른 사람이 차를 쓴 후에는 이렇게 곤란을 격은 다음에야 전파를 잡아 낼 수가 있다.

전파 - 나를 둘러싼 모든 공간을 채우고 있다. 보이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지만 대기 중에 가득한 그것은 사이클을 맞추기만 하면 소리가 되어 귀에 전달된다.

우리가 갖는 감정들도 이와 같다.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환희와 비애, 분노 등 감정들이 주위를 항상 감싸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봄날 같은 희망이 커지기도하고, 때로는 겨울나무가지 끝 잎사귀 같은 외로움이 가슴까지 파고들기도 한다.

누구의 입에서나 어두운 소리가 터져 나오는 요즈음엔 아무래도 절망의 전파가 힘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절망이 어둡게 온 사면을 덮고6 있다고 할지라도 희망은 어딘가에 분명히 숨어있다.

원하는 방송의 주파수를 찾듯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귀 기울이며 희망 사이클을 맞추려 노력한다면 아무리 큰 절망의 소음 속에서도 희망 전파를 찾아낼 수가 있을 것이다.

어두울수록 별은 더 빛나듯이 암담한 현실이 희망을 더 빛나게 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는다. 생활 속에서 항상 ‘기쁨’ 주파수를 선택하고 살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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