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야기/ 나는 어떤 유형?
2011-10-22 (토) 12:00:00
곽동현
거의 몇주 동안 4%선 대로 머물렀던 30년 고정모기지 이자율이 그자리가 좀 피곤했던지 약간의 반등을 보였다. 이로 인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 재융자 신청들이 조금은 주춤하는 기세다. 은행측에선 올해초부터 침체로 융자인력을 많이 줄여놨는데 갑자기 늘어난 재융자신청으로 밤늦게까지 즐거운 고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시간엔 융자를 하면서 만나는 많은 고객들의 성격의 유형들을 한번 살펴보고 나는 과연 어떤 유형에 속하며 어느 부분을 조심해야 되는지 알아보자.
1. 돌격형
융자 상담을 하다보면 아주 급하게 돌격하는 분들이 있다. 일단 전화를 하면 일반적으로 통성명을 하고 여러 상황을 이야기해서 융자 프로그램이나 이자를 설명하는 것이 통례인데 돌격형의 고객들은 전화를 받자마자 오늘 이자가 몇 퍼센트냐고 물어온다. 그냥 좌우지간 몇 퍼센트냐고 물어온다. 예전에서 이런 고객의 전화가 오면 차근차근 설명하며 프로그램의 다양함과 그에 따른 이자율의 변화를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런 수고는 돌격형 고객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 그냥 아, 예, 오늘 이자는 4%퍼센트입니다. 이렇게만 답해주면 된다. 그럼 알았다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가끔은 며칠 뒤에 다시 연락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며칠 전 전화했던 그 사람이라고 하고 융자를 진행 해보자고 한다. 이런 고객의 특성은 벌써 서너군데 은행에서 크레딧이 조회가 되어있고 자동차 한 두대 쯤은 누군가에 코사인까지 해주었다. 물론 전화로 이야기 하던 자신의 크레딧과 수입은 실제적 숫자와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2. 계산형
주택을 융자받는다는 것은 그로서리에서 일상품을 구입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 그러니 꼼꼼히 따져보고 최저의 비용으로 융자를 받는 것이 아주 현명하다. 하지만 이런 비용들을 지나치게 따지는 고객들이 있다. 클로징에 들어가는 비용의 페니 하나까지 사전에 확인을 원하는 고객이 있다. 재미있는 예를 하나 들면 어느 숏세일건으로 미국 고객이 융자를 문의했는데 숏세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클로징까지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 길게는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니 정확한 클로징 비용을 산출해서 알려주기는 많이 힘들고 진행 중 제도들이 약간씩 바뀌고 비용들도 추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고객은 어디서 그런 정보를 알았는지 융자를 하는 필자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고생만 하고 다른 은행으로 진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하시라고 하고 관계가 끊어졌다. 그러다 거의 7~8개월 지난 며칠 전 그 고객의 부동산 에이전트와 우연히 다른 건으로 연락이 닿았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한 찰라에 그 고객은 어떻게 클로징을 잘 마무리 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나이 많으신 부동산 에이전트는 혀를 차며 그 고객에게 거의 1년이 넘게 집을 보여주며 고생했는데 클로징 일주일을 남겨두고 회사에서 해고당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클로징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자기 생애 최악의 고객이었다고 했다.
3. 소심형
융자를 진행하면서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크레딧 확인인데 전화로 상담을 여러 번 하면서도 소셜번호를 알려주길 극도로 꺼리는 고객들이 이런 유형이다. 융자에 대한 지식은 아주 부분적으로 알고 있으며 선뜻 마음먹고 진행하는 것은 더디고 시간만 자꾸 보내며 걱정만 늘어놓는 고객이다. 꼭 이런 고객의 크레딧을 점검해 보면 메디컬 콜렉션이나 전화 요금 콜렉션이 한두개가 걸려있다. 콜렉션은 자기도 모르게 생길 수도 있다. 본인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게 걸릴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크레딧 점검은 6개월에 한번 정도는 확인을 해 봐야 한다. 이런 소심형 고객들은 수년이상 스스로 크레딧 점검을 한번도 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고객들의 융자를 돕기 위해서는 무단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수백달러짜리 콜렉션 해결도 필자의 몫이 된다.
4. 황당형
고객들 중에 의외로 황당한 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융자 신청을 하고 수입과 은행 증빙이 문제없고 주택 감정까지 잘 나왔고 클로징 진행이 무리없이 잘 마무리 되어 이제 마지막 클로징 순간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융자 프로세서로부터 급히 연락이 왔다. 이 고객의 재직 확인을 했는데 더 이상 그 직장에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놀라 바로 고객에게 연락을 해보니 지난주부터 급여를 더 주는 회사로 옮겼다는 것이다. 급여를 더 받는데 뭐가 문제가 되냐는 것이다. 물론 융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새로운 직장에서 발급되는 급여 명세서 한달치가 무조건 필요하다. 그러니 클로징은 한달 뒤에 급여 명세서가 준비되면 다시 심사를 한 후에 이루어진다.
몇 가지 더 황당한 경우를 보면 수입도 부족해서 융자가 어려울 것 같은데 융자 신청 한달전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한 고객, 융자 진행 중에 클로징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크레딧 카드로 가구를 구입해서 지출을 올려 놓는 고객, 수만달러를 다운해서 주택을 구입해야 되는데 은행 잔고에 몇천달러 있고 전부 현금으로 갖고 계신 고객, 수입은 없지만 크레딧은 좋은데 10%로 다운하고 주택 구입이 가능하냐고 물어오는 고객 등이 이에 해당한다.
5. 탁상공론형
이 유형은 고객이 아니라 지금 은행이나 정부 융자 기관들이 여기에 속한다.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부터 지금까지 불기 시작한 주택시장 한파는 좀처럼 나아질 줄 모르는데 정부에서는 수많은 주택 경기 부양 프로그램들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 하나 실효를 거둔 것이 없어 보인다. 지난 20일에는 민주와 공화당에서 초당적으로 50만달러 주택을 구입하는 외국인에게 체류비자를 주는 법안을 상정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연방정부에서 돈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주택 수요를 늘리는 방안이고 주택 수요 감소를 보충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과는 두고 볼일이지만 사실 다운을 50% 할 경우 외국인 내국인에 관계없이 즉 소셜번호와 크레딧에 관계없이 기존이자에 1% 이상 프리미엄을 올려 융자를 해주고 수입이 부족할 경우 크레딧이 일정 수준이상 넘으면 30% 다운에 Stated Income으로 융자를 해주고 0.5% 이자 프리미엄을 올려 받으면 주택 시장은 잘 돌아갈 것이다. 필자는 도대체 윗분들은 탁자에 앉아서 뭘 하시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