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싱글, 벙글, 둥글, 징글

2011-10-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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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혼자이다(single). 결혼해도 혼자이고, 같이 있어도 혼자이고, 죽을 때도 혼자이다. 좀 부정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인생은 자기만의 것이다. 아빠는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혼자서 일해야 하고, 엄마는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집에서 혼자이고, 목사는 교인들이 교회에 없으면 늘 혼자이다. 혼자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럴지라도 싱글(single)은 싱글거려야 한다. 외로워도 싱글, 힘들어도 싱글, 귀찮아도 싱글거리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에 대하여 비관하거나 낙망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남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나는 남들이 내가 될 수 없는 나 혼자 만의 유일성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를 보고 싱글대며 웃는 자아가 있어야 한다.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한다는 말처럼 웃는 사람은 남에게 행복을 줄 기회가 많아진다. 아이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아이들은 잘 웃기 때문이다. 땅바닥에 기어 다니는 지렁이를 보고도 깔깔 대고 웃어대는 아이들이 이상하게 보이지만 그렇게 웃기 때문에 그들의 몸속에 있는 세포가 꿈틀거리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웃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웃지도 않고 입을 다물고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하루를 살면서 입가에 미소를 띠지 않고, 큰소리로 배를 잡고 웃어 보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억지로라도 웃어야 건강에 좋다고 하면서 웃음으로 건강을 다스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성경은 우리를 향하여 언제나 기뻐하라고 말씀하신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데살로니가전서 5:16).” 옆에 함께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벙글거리며 어려운 일도 함께 해나간다면 비록 아주 불가능한 일도 쉬워질 것이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프리카의 격언이 있다. “아주 빨리 달리려고 하는가? 그러면 혼자 가라. 그러나 아주 멀리 가려고 하는가? 그러면 다른 사람과 같이 떠나라.” 세상은 저마다 혼자 빨리 달리려고 한다. 그래서 신호가 울리기 전에 먼저 뛰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선수도 이번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먼저 출발해서 실격을 하고 말았다.
귀에 맴도는 노래 중에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라는 말처럼 인생은 둥글둥글 돌아야 한다. 둥글둥글 않으면 부딪히고 깨져서 남는 것이 없게 된다. 혼자 아무리 빨리 달린다고 하여도 얼마 가지 못해서 목마르고 지치고, 깊은 밤을 지내야 한다. 악어는 악어새가 필요하고, 호랑이는 쥐가 필요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사업장의 주인은 종업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 내가 잘한다고 해서 함께 있는 사람을 무시하면 빨리 달릴 수는 있지만 오래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더불어 살 때 둥글둥글해야 한다.
싱글, 벙글, 둥글한 사람은 징글벨(Jingle Bell)처럼 노래를 부르게 된다. 혼자 있든지, 둘이 있든지, 여럿이 같이 있든지 흥이 생기게 된다. 콧노래가 나온다. 누구의 말처럼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고, 웃어서 행복하다”처럼 징글 거리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고도의 축복이다. 날마다 박수를 치고, 어디를 가나 사랑받고, 무엇을 하나 즐겁다면 이것을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누구나 마음의 생각한대로 자기의 인생이 그려지게 된다. 외로울 때도 싱글, 둘이 있을 때에도 벙글, 함께 있는 사람들과 둥글 거릴 때 그 인생은 북 치고 장구 치는 징그러운 징글벨의 삶이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날마다 성탄절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아닌가?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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