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값진 것인지 일찌감치 깨달은 최재승(미국명 제이슨·브롱스 과학고 9학년)군.
나이답지 않게 구체적인 장래 계획 설계까지 세워두고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보기 드문 모범생이다. 현재 꿈꾸는 장래 자신의 모습은 바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봉사의 삶을 사는 어른이 되는 것. 특히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과학상을 수상하면서 과학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을 계기로 치과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모두 평생 이어갈 봉사활동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단다.
음식을 제대로 씹거나 삼키지 못해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결과적으로 여러 건강 문제와 연결돼 고생하는 가까운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일수록 삶의 행복 지수를 높이려면 치아건강 관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란 설명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기본적인 성실함은 이미 몸에 배인지 오래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아파서 며칠 결석한 것을 제외하곤 이후로 주말 한국학교는 물론 중학교 졸업할 때에도 아리스타 우등상과 더불어 개근상을 놓치지 않은 것을 더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한창 패스트푸드 음식을 좋아할 나이지만 소다음료조차 스스로 알아서 삼갈 정도이고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흔히 있을 법한 비디오 게임도 사다두지 않을 정도로 또래답지 않게 자기 절제력 또한 뛰어나다. 한국에서 태어나 2세 때 이민왔지만 입맛은 시골 할아버지 밥상처럼 돼지국밥을 가장 좋아한다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평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부모는 정작 특목고 진학을 반대했지만 온전히 자신의 선택으로 특목고 지원을 결정했고 당당히 합격하면서 단기 목표 달성도 이뤄냈다.
궁금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은 전반적인 학습태도는 물론이고 자신의 뿌리 찾기에 있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 관련 뉴스 등 생소한 것들은 놓치지 않고 제 것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아직 한국을 방문해 보지 못했지만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깊어 타인종 친구들에게는 한국문화 전도사로도 열심이다. 평소 집에서 가족을 위해 요리해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갖게 된 요리하는 취미를 살려 학교에서는 한국요리를 타인종 학생들과 함께 연구, 보급하는 학생 클럽 결성도 준비 중이다. 언젠가 한국을 찾게 되면 숨겨진 맛집을 모두 찾아 한국 토종음식을 맛보고 싶단다.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자긍심이 크다는 것도 언제 어디서든 내보일 수 있는 자랑이다. 자신의 방에 대형 태극기를 걸어 놓고 늘 바라보며 자신을 다잡는 일도 일상이 된 지 오래. 앞으로는 한국어 실력을 더욱 더 갈고 닦겠다는 욕심도 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아주 어릴 때부터 대학 학자금으로 쓰겠다며 모아온 용돈도 꽤 두둑하다고 귀띔한다. 나름대로 다방면에서 두루두루 많은 경험을 쌓고 재능을 갖추는 노력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다져온 태권도는 검은 띠 유단자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익혀온 사물놀이는 매년 한국일보의 코리안 퍼레이드 행렬에서도 빛을 발했다.
오래 전부터 배워온 피아노 실력은 물론 최근 시작한 기타와 드럼도 열심이고 조만간 연주회 무대에 오를 정도의 실력도 갖춰가고 있다. 미대 출신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는지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아버지마저 인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과 재능도 지녔다. 아버지를 따라 축구장을 자주 찾다가 호돌이 축구팀에서도 활약했고 요즘은 주말마다 조기축구회도 빠짐없이 참석해 어른들과 실력을 겨루고 있다. 사교성도 뛰어나 누구나 처음 만나 금세 친구로 만드는 재주를 지녔고 조기축구회에 참석하면서부터는 세대를 초월한 친화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도 저녁식사는 늘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철칙도 가족의 자랑거리 중 하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는 부모와 자주 여행을 갔으면 하는 것이라고. 최군은 뉴욕한인축구협회 수석부회장인 최달중씨와 김현임씨 부부의 외아들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