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인애의 쉬운 요리

2011-09-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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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일본에 살았던 분께 점심초대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차려낸 손님상이었지만 저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초대의 자리였지요. 10여명의 여자들이 모인 자리에 그녀가 준비한 메뉴는 카레와 샐러드였습니다. 큼직하게 썬 양파와 질 좋은 쇠고기는 입에서 사르르 녹았고 엔다이브에 담겨져 나온 토마토 샐러드의 앙징맞은 모양새와 산뜻한 맛은 저를 신선한 충격에 빠뜨리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오꼬노미야끼였습니다. 양배추, 양파 등의 야채에 오징어를 곁들여 마요네즈에 버무려 부친 색다른 맛의 일본식 부침개인 오꼬노미야끼를 재료만 준비해 두었다가 손님들 앞에서 부쳐 내었죠.
그녀의 초대는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날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잔잔한 감동을 받았고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저의 기억 속에는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음식을 같이 나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 같습니다. 그녀가 차려낸 상에서는 깔끔하고 얌전하면서도 정성 가득한 그녀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고 그것으로 이루어진 서로 간의 기분 좋은 소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오꼬노미야끼를 부칠 때면 아직도 그 날의 그 자리가 생각나고 저도 그녀와 같이 정성을 가득 들여 봅니다. 음식을 함께 나눌 사람들과의 좋은 소통을 위해서…

클래스 문의: (714)510-1589

■ 이렇게 만드세요

재료
오징어 1마리, 게맛살 3개, 베이컨 3장, 양배추 4~5잎, 양파 1/4개, 파 1~2대, 국수 약간, 밀가루 1/2컵, 마요네즈 6T, 물 6T, 달걀 3개, 가다랭이포 약간
만들기
1. 오징어는 채 썰고 맛살은 결대로 찢어 놓는다.
2. 양배추, 양파, 파는 3~4cm 길이로 채 썬다.
3. 베이컨은 굵게 채 썬다.
4. 볼에 모든 재료를 섞어 팬에 지져낸다.
5. 완성된 오꼬노미야끼에 마요네즈와 오꼬노미야끼 소스를 곁들인다.
▲오꼬노미야끼가 뜨거울 때에 가다랭이포를 뿌리면 오징어 구워질 때와 같이 꿈틀거리는 모습이 재미있고 맛도 더해 줍니다. 오꼬노미야끼 소스는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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