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시미 듬뿍 한 상이 33달러 ‘33 스페셜’

2011-09-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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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당 ‘미조리

미조리 일식당 18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친구같은 일식당 미조리. 언제 찾아가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 곳에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지켜내기 쉽지 않은 특별한 점들이 있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화목한 분위기 속에 가족을 챙기듯 하는 스태프, 항상 가게를 지키며 손님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존 정 대표가 있어 단골손님들이 내 집처럼 마음 편히 미조리에 들르는 이유다. 이런 저런 좋은 점들이 한데 모아져 혹독한 불경기 속에서도 큰 타격 없이 사업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비법 아닌 비법인 듯 보인다.

편안한 분위기·정갈 서비스
부담 없는 런치메뉴도 많아

스시 바에 앉아 사는 이야기 나누며 신선한 사시미 몇 점에 곁들이는 반주를 정말 좋아한다는 존 정 사장은 한인타운 30년 토박이, 안 가본 일식당이 없을 정도로 일식 애호가다. 그런 그가 5년 전 아예 식당을 손에 넣은 것. 아는 만큼 보이고,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이 여실히 드러나듯 일식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본인의 경험을 십분 발휘해 마음에 쏙 드는 메뉴들을 개발했다.
푸짐하고 알찬 메뉴 구성을 읽어 내려가니 한 가지라도 더 대접하고 싶은 주인장의 마음을 읽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조리 일식당에는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가격의 부담은 덜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한 가득이다.
점심시간에는 10달러 미만의 메뉴가 12가지나 된다.
7.99달러짜리 우동 또는 모밀과 롤 콤보, 라면과 알밥, 충무김밥, 냉모밀 콩국수가 준비되고, 8.99달러에는 회덮밥, 런치 매운탕, 밥알, 9.99달러에는 런치 사시미(10pc), 런치 스시(9pc), 한치 물회국수, 장어덮밥이 정갈한 반찬들과 함께 서브된다. 11.99달러에 제공되는 도시락 세트는 연어구이, 비프나 치킨 데리야키, 돈까스, 고등어구이, 불고기 중 택할 수 있고, 사시미 또는 롤, 튀김, 샐러드와 함께 푸짐하고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다.
미조리에서 요즘 가장 인기 좋은 메뉴는 ‘33 스페셜’. 누구든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만들어낸 메뉴로 보통 65~70달러 정도는 내야 먹을 수 있는 사시미와 푸짐한 츠키다시를 33달러에 제공한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류의 사시미 16pc와 또 16가지의 츠키다시가 한 상 가득 깔려 잔칫상을 받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신선한 생선을 맛깔나게 썰어낸 각종 사시미와 전복회 만으로도 배가 부른데, 따뜻한 음식은 따뜻하게,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마련된 메뉴 구성은 가짓수만 채운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죽, 샐러드, 마끼, 신선한 해산물, 구이나 찜을 비롯해 누룽지와 매운탕으로 식사 마무리까지 풀코스로 끝낼 수 있다. 하나하나 내오는 음식들은 손님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정갈하게 담아 신경 써 준비했다.
생일을 맞은 사람에게는 스시 바에서 정성들여 만든 스시 롤 케익이 제공되어 케익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멋진 파티를 만들어준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가족모임에 좋은 4인, 6인, 8인, 20인용 룸이 따로 준비되어 있어 언제든 전화예약 하면 정성스러운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그저 돈을 쫓아가는 것과 사명감에 무게를 싣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식당 주인으로서 사명감이 있어요. 식구들 먹듯 좋은 음식 준비해서 대접하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는 인사 들으면 제일 좋지요”하는 존 정 대표. 그 사명감을 인정해 주는 손님들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이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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