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사이

2011-09-2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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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기 시인/ 버크, VA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천생연분
너 죽으면 나도 못 사는 사이

그래도,
예의 없이 맨몸으로 만나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원수 같은 사이

이혼 법정의 판결문인 양
전봇대의 애자가 밀쳐내는 간극만큼
서로 다치지 않을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동행하는
평행선의 전깃줄

그 전깃줄 같은 숙명
우리 사이는
부부라고 써놓고
웬수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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