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김치핫도그, 김치볶음밥 만드는 법 등을 소개하한 트리뷴지의 김치 특집기사. (우) 머렝고 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2세 크리스틴 이씨의 김치 담기 체험담 등을 소개한 트리뷴지 특집기사.
시카고 트리뷴지가 21일자 ‘훌륭한 먹거리’(Good Eating)섹션을 통해 총 2페이지에 걸쳐 한국의 대표적 반찬인 김치에 대해 심층적으로 보도해 주목되고 있다. 신문은 ‘김치의 새로운 시대’(Kimchee’s new chapter)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PBS에서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s)를 진행하고 있는 마르자 봉거리히텐씨의 김치에 대한 열정과 뉴멕시코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마크 밀러씨의 김치 사랑, 시카고에서 북서쪽으로 60마일 가량 떨어진 머렝고 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2세인 크리스틴 리씨가 직접 김치를 담구어 먹는 이야기 등을 전하며 김치의 훌륭한 맛과 독특함, 탁월한 모양새 등을 알렸다. 다음은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김치의 새시대 도래!
마르자 봉거리히텐씨가 최근 발간한 저서인 ‘Kimchi Chronicles: Korean Cooking for an American Kitchen’의 주인공은 당연히 김치다. 사실 김치는 세상 어느 먹거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발효식품으로 자극적이며 간이 적절하게 배인 맛은 한국인의 식당에 거의 매 끼니마다 올라올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1년 어느 때나 담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오이, 양배추, 파 등 계절별로 수확할 수 있는 여러 채소들을 첨가할 경우 원하는 만큼 변화무쌍한 맛을 낼 수 있다. 여기에 고추가루를 중심으로 만드는 양념장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매운 맛은 물론 색깔도 다르게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봉거리히텐씨는 “김치가 인기 있는 먹거리로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일부 미식가들은 그저 김치에 대해서 잘 몰라 먹지 않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들은 김치가 좀 끈끈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프랑스산 치즈도 끈끈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모험적이 돼야 한다. 그냥 눈 감고 먹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식당업주이자 요리책 저술가인 마크 밀러씨 역시 “김치는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김치 속에는 문화적인 반향을 일으키는 예술적 힘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김치핫도그, 김치볶음밥 등은 김치를 활용해 즐길 수 있는 메뉴들과 그 조리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전통김치…엄마의 교훈
해가 점점 짧아지고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는 10월은 본격적으로 김장을 하는 시기가 됐다는 신호탄이다. 자극적인 양념, 적절하게 배인 간이 일품이어서 매 끼니마다 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것은 한국이나 머렝고 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2세 크리스틴 이씨의 가정이나 마찬가지다. 윌멧에서 성장한 크리스틴과 그의 남편인 스티브 피리먼씨가 시골인 머렝고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던 어느 해 10월, 이씨는 불현 듯 김치를 담아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 곧바로 어머니인 이석정씨에게 전화를 했다. 김치를 담그겠다는 딸의 말에 어머니가 놀란 것은 당연했고 신이 난 아빠도 덩달아 함께 하겠다며 나섰다. 김치를 담그던 날 크리스틴의 집에 모인 이들은 단지 가족들 뿐만은 아니었다. 크리스틴씨 가족의 오랜 지인인 마크 밀러씨, 아리조나 소재 한 중국 식당의 조리장인 브래들리 보차다씨도 함께 했다. 사실 한국의 경우 김장을 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노동이 필요한 작업이다. 여러 사람이 수일동안 겨우내 먹을 만큼의 배추와 무, 그리고 갖가지 채소를 장만, 양념을 만들고 간을 맞추어 김치를 담게 된다. 크리스틴씨 가족이 김치를 담던 날은, 비록 채소는 세 종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양은 20포기의 배추와 40포기의 무, 그리고 100개의 총각김치용 작은 무에 달할 정도로 양은 많았다.
김치를 담는 동안 어머니 이석정씨에겐 특별하게 계량용 컵이 필요 없었다. 그저 눈으로 양념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배추와 속이 적절이 섞였는지 가늠할 뿐이었다. 깍두기를 좀 작게 자르라는 조언을 이씨로부터 들은 마크 밀러씨는 “그 어느 음식 전문가 보다 이씨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석정씨는 “나는 크리스틴을 위해 김치를 만드는 것을 재밌어한다. 많은 2세들이 한국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없는데 내 딸은 그렇지 않다”며 부모 나라의 풍습을 유지하려는 딸을 대견해 했다. 이에 딸은 “이 일은 단지 한인 2세들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다. 전통이라는 것을 잃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