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진과 태풍

2011-08-3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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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8월23일과 27일 워싱턴-볼티모어 일원과 버지니아, 메릴랜드에서는 지진, 태풍으로 한바탕 소동과 곤욕을 치렀다. 23일 오후 1시 51분 버지니아주 미네랄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 지진의 진동 여파는 워싱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뉴욕 등 대도시를 포함한 동부의 약 1/3에 해당하는 넓은 지역으로 퍼져갔다. 그 넓은 땅이 흔들거렸지만 일부 건물들의 약간의 파손 이외는 다행히 인명피해 등 별다른 피해상황 보고는 없었다.
그러나 27일 허리케인 규모 1 등급의 태풍은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메릴랜드 연안을 강타하면서 인명의 손실 등 피해가 속출 했다. 지진은 지구의 단층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일으켜 순간적으로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고, 허리케인 ‘아이린(Irene)’이라고 불린 이번 태풍은 주로 바다에서 열대성 저기압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것이 둥글게 돌아가는 거대한 구름과 바람 떼를 만들어 큰 속력(태풍 3등급의 풍속 111-130mph)으로 바하마섬을 강타 한 후 1등급(74-95mph)으로 좀 약화되어 동부연안 방향으로 이동해 뉴욕시 근방과, 뉴잉글랜드 쪽으로 북상한 것이다.
지진이나 허리케인의 위력은 무시무시하다. 강진이라고 할 수 있는 규모 5.9의 이번 지진이 만일 단 몇 초 아니 일분정도 연속으로 더 진행됐다면 고가 도로는 휘어져 밑으로 떨어지고 주택 등 큰 건물들이 산산이 파괴돼 인명을 포함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을 정도였을 것이다. 참혹했던 일본 동북부 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연상된다. 그러나 다행히 오후 1시 51분의 지진이 2-3초에 끝났으니 더 큰 피해는 피한 셈이다. 또 이번 태풍 ‘아이린’에 의한 피해도 컸지만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던 3등급 허리케인 ‘카타리나’에 의한 피해는 엄청났었다.
23일 1시 51분경 지진이 났던 그 날 건물 밖으로 대피했던 사람들이 한두 시간 이후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왔고, 폐쇄 되었던 공항 운영은 재개되고, 비즈니스는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와 ‘비즈니스 에즈 유즈월’이 되었다. 지진이 일어난 후에 뉴욕 다우 증시의 포인트는 200에서 150정도 떨어졌다가 마감 시간 오후 4시에는 322포인트의 큰 폭의 상승세로 끝났다. 24일과 이후 2일 간은 연속 상승세였다. 지진이 나서 떨어질 것 같은데 도리어 계속 올라갔으니 지진의 영향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기독교 성서에는 ‘도둑처럼 몰래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8월 23일 지진도 그와 같이 예보 없이 찾아 왔다. 지진에 대한 사전 경고도 전연 없었다. 가상적이지만 연방 지질조사국 (USGS)에서 만일 한두 달 전 8월 23일 오후 1시 51분에 분명하게 지진이 발생한다고 미리 발표를 했다면 그 시각이 점점 다가왔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놓였겠는가?
사실, 조사국은 어느 정도 지진에 대한 예측은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진이 언제 정확히 일어나는지 그 시각은 모른다. 그러니 이번처럼 모르고 있다가 당하는 것이 도리어 다행인지 모른다.
하와이에서 오래 살고 있는 한 교포가 하와이섬은 활화산 영향권 안에 들어 있어 그 섬에는 비록 지진의 강도는 적지만 지진이 종종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일본도 과거 크고 작은 지진이 수천 번 일어났다고 한다.
동부지역의 강진이 백년 만에 드물게 다시 찾아왔지만 그런 지진을 전연 상상하지 못한 지역의 주민들이 놀래고 당황하여 좀 소동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반면 허리케인의 생성과정, 규모, 이동경로는 허리케인 센터나 기상청에서 미리 예보하여 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진의 예보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진은 도둑처럼 찾아온다. 언제 올지 몰라 대비할 수도 없다. 그 도둑 같은 이번 강진은 백년에 한 번 정도 찾아 왔으니 앞으로 수십 년 내에는 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무시해 버릴 수 있다. 비록 단시일 내에 또는 몇 년 내로 강진이 올수 있다는 지진 예언자의 말이 있기는 하지만.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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